MBC ‘무한도전’이 재방송에도 불구, 시청자에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직접 녹화에 참여한 코멘터리 형식이기 때문. 최근 방송가에 이처럼 코멘터리 열풍이 불고 있다.
‘무한도전’은 지난 18일부터 시청자들의 추천을 받은 레전드 편을 방송했다. 이날 주제는 ‘캐릭터쇼’로, ‘명수는 12살’ ‘정총무가 쏜다’ ‘박명수의 기습 공격’ 등이 레전드로 꼽혀 전파를 탔다.
‘무한도전’ 레전드 4부작은 그저 짜깁기가 아닌, 멤버들의 코멘터리가 녹여져 방송된다. 멤버들은 다 함께 영상을 보고 당시 촬영 비하인드나 소감을 밝히며 시청자와 추억을 공유했다. 이에 재방송 특집인데도 전국 기준 8.9%의 시청률을 기록, ‘무한도전’의 저력을 확인케 했다.
이처럼 최근 브라운관에 코멘터리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코멘터리란 영화나 방송프로그램에서 어떤 장면이나 행위를 해설 또는 부연 설명하는 내레이션을 뜻하는 용어로, 주로 영화나 드라마의 DVD 특전에 많이 포함되는 포맷이다.
방송가에서는 좀처럼 이런 코멘터리가 없었다. 영화 소개 프로그램에서 코멘터리를 다루는 코너가 있긴 했지만, 드라마나 예능의 코멘터리를 브라운관에서 직접 소개한 적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tvN ‘응답하라 1997’이 선풍적인 인기를 끈 후 메이킹 영상을 0화로 편성한 후 편성이 다소 자유로운 케이블에서는 종종 0화 혹은 비기닝 형식으로 코멘터리 영상을 정식 편성했다. ‘응답’ 시리즈나 ‘시그널’ 등이 그렇다.
지상파는 코멘터리 형식의 특별화를 2017년부터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KBS 2TV 시트콤 ‘마음의 소리’는 완전한 코멘터리는 아니지만, 주연 배우들이 하나의 토크쇼처럼 촬영 비하인드를 풀어내고 촬영에 임했던 소감을 전하는 특별화을 공개했고, MBC에서는 드라마 ‘미씽나인’과 ‘역적’이 0화 격으로 코멘터리 영상을 편성했다.
특히 0화 격의 비기닝 편은 드라마의 이해를 돕고, 시청자의 기대감을 끌어올린다는 점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서막’의 경우, 일일드라마를 결방하고 방송하며 이례적인 편성으로 눈길을 모았다. 첫 방송에서 8.9%라는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역적 서막’에서 캐릭터와 드라마의 분위기를 소개해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덕분이기도 했다.
최근 가장 화제가 된 코멘터리는 역시 tvN 드라마 ‘도깨비’다. ‘도깨비’는 후반작업에 시간적 어려움을 겪어 방영 중 한 차례 결방했다. 대신 편성된 게 바로 ‘도깨비’ 스페셜 편. 극중 김비서로 등장한 조우진이 내레이터로 등장, ‘도깨비’의 주요 장면들을 되짚는 코멘터리가 진행돼 많은 시청자에 좋은 반응을 얻었다.
때로는 결방을 대신 하기 위한 대체제로, 때로는 예비 시청자를 위한 친절로, 또 어쩔 때에는 앞선 작품의 결방으로 하루 비어버린 시간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는 코멘터리. 시청자에게는 작품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이다. 앞으로도 코멘터리 열풍이 브라운관에서 계속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도깨비’ ‘역적 서막’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