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ay 오스카③]아카데미, ‘백인잔치’ 오명 벗고 흑인 수상 이어질까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2.27 06: 59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27일(한국 시간) 그 베일을 벗는다. 매년 수많은 화젯거리를 낳고 있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역시 개막 전부터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 특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부분 중 하나가 흑인 배우의 수상여부다. 지난 2년 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수상 명단은 커녕 연기상 후보 명단에서 조차 유색인종 배우들의 이름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에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이 아카데미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SNS 상에서도 ‘#OscarsSoWhite’라는 해시태그로 도배될 만큼 오스카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를 의식한 듯 올해 아카데미상 후보에는 이례적으로 7명의 유색인종 배우들과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영화 ‘펜스’의 덴젤 워싱턴과 비올라 데이비스, ‘문라이트’의 메허샬레하쉬바즈 엘리와 나오미 해리스, '러빙'의 루스 네가, ‘히든피겨스’의 옥타비아스펜서, ‘문라이트’ 감독 베리 젠킨스가 그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9개의 작품상 후보 중 ‘문라이트’, ‘펜스’, ‘히든피겨스’ 등 흑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세 편이나 포함돼 있어 오스카의 확고한 변화 의지를 증명했다.
이중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돼있는 부문은 감독상이다. 감독상의 유력한 수상후보로 언급되는 두 후보인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와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는 누가 수상하든 오스카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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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생인 다미엔 차젤레가 수상할 경우 역대 최연소 감독상의 영예를 안게 되고 배리 젠킨스가 감독상의 주인공이 된다면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최초로 흑인 감독상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되는 것이다. 두 사람 중 누가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지 이번 오스카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처럼 오스카는 파격적인 후보 선정으로 변화를 예고했다. 하지만 이것이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고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에서만 그친다면 구색 맞추기 용이었냐는 또 다른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과연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공정한 수상 결과를 통해 ‘백인 잔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문라이트’ ‘펜스’ ‘히든피겨스’ 포스터, 스틸 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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