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오늘(26일) 54회로 종영된다. 지난 해 8월부터 방송돼 6개월 대장정을 무사히 마무리 짓게 되는 것.
당초 50회로 기획이 되었던 이 드라마는 36%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고, 이에 힘입어 4회 연장이 됐다. KBS 주말극은 시청률이 보장되어 있는 자리라고들 하지만, 급변하는 드라마 시장에서 매회 30%가 넘는 시청률을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이 드라마가 가진 장점이 많다는 얘기. 그 중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차인표, 라미란의 부부 호흡이다. 전설의 재단사 배삼도 역의 차인표와 생활력 강한 쌈닭 복선녀 역의 라미란은 현실 부부같은 실감 나는 연기와 코믹함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주말극의 특성상 극을 이끌어가는 주연 배우가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 중에서도 두 사람은 극 초반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는 주요 커플로서 맹활약을 펼쳤다.
차인표는 양복에 대한 꿈과 스승에 대한 신의를 지키는 배삼도를 맛깔스럽게 연기해내 호평을 이끌었다. 멋짐을 내려놓고 철저히 망가지면서 중년 남자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냈다. 철이 없을 때도 많았지만, 그럼에도 밉지 않은 건 차인표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믿고 보는 배우인 라미란의 존재감 역시 일품이었다. 돈과 남편에 매달리는 억척스러움 때문에 각종 사건 사고를 유발하기도 했던 복선녀가 라미란을 만난 건 신의 한 수였다. 라미란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복선녀가 틀림없다.
아이를 누구보다 바랐지만, 계속된 실패에 좌절하던 모습부터 남편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막강한 생활력으로 드디어 반찬 가게 사장이 되는 모습까지 라미란이 완성한 현실 연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방송에서는 그토록 원했던 임신에 성공, 막판 해피엔딩을 위한 초석을 깔았다.
끝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차인표와 라미란. 이 두 사람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나 라는 말이 너무나 덕절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이 아닐 수 없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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