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력과 컨디션이 완전치 않은 상황. 그러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대비하는 한국 대표팀의 마운드는 예감이 좋다.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짠물 마운드가 대표팀에 좋은 예감을 들게 만든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 당시 대표팀은 강력한 투수진의 힘으로 왕좌에 올랐다. 대회 평균자책점은 1.93(70이닝 15자책점)으로 대회 최강 수준이었다. 국제대회에서 투수력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고, 증명한 대회이기도 했다.
이번 4회 WBC 역시 투수력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섣불리 예측하기 힘든 단기전 성격의 국제대회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중요한 명제다. 김인식 감독 역시 “무엇보다 실점을 적게 주는 경기를 해야 한다”며 강조했다.
타선에 대한 고민을 깊게 했던 김인식 감독이었으나 25일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11안타 6득점을 뽑아내면서 고민을 어느 정도 덜어내게 했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특별한 고민이 없다. 선수 개개인의 컨디션 관리도 대체적으로 잘 될뿐더러,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치른 3번의 평가전에서 짠물 피칭을 해내고 있기 때문. 3경기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2.67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에이스 장원준은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외에도 해줘야 할 선수들의 컨디션도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며 몸을 만들 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이대은은 지난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전에서 1이닝 2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으나 지난 25일 쿠바전에서는 2이닝 1실점을 기록, 좋아지는 과정임을 증명했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빠르게 몸을 끌어올린 임창민도 쿠바전 1이닝 8구 무실점으로 가볍게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완전체가 구축되고 대회가 임박할수록 투수진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질 전망.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합류하게 된 오승환(세인트루이스)도 오는 27일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하면 투수진은 완전한 조합을 갖추게 된다. 또한 김인식 감독과 선동열 투수코치를 비롯한 벤치의 투수교체 타이밍은 국제대회에서 검증된 바 있기에, 투수진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다.
과거의 대표팀들보다 약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현재의 대표팀이다. 그러나 3번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투수진의 모습은 좋은 예감을 들게 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