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 없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29)는 지난해 봄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첫 시범경기에서 23타수 무안타로 시작했고, 시즌 전 구단으로부터 마이너리그행을 압박받았다. 이를 거부하고 나선 홈 개막전에는 행사 때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시련을 딛고 정규시즌에서 타율 3할3리와 출루율 3할8푼2리로 활약한 김현수는 미국에서 두 번째 봄을 순조롭게 보내고 있다.
미국 지역지 '볼티모어선'은 26일(이하 한국시간) 김현수와 관련한 장문의 기사를 실었다. 볼티모어선은 '김현수가 끔찍했던 지난해 봄을 좋게 생각한다면 놀랍지 않나?'며 긍정의 힘으로 이겨낸 김현수를 조명했다.
김현수는 지난해 봄에 대해 "확실히 나를 더 좋은 선수, 성숙한 선수로 만들었다. 나 스스로 배우고, 더 잘할 수 있게 한 좋은 시간이다었"고 돌아봤다. 이어 그는 "지난해 봄에도 미국에 온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 여기 와서 많이 배웠다"며 미국 생활을 즐겼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험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한 김현수는 이제 적응 완료 상태다. 그는 "팀 동료들이 주변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도와줬고,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모든 곳이 익숙해졌다. 올해는 작년 이맘 때보다 확실히 편안함을 느낀다"고 자신했다.
팀 동료 마크 트럼보는 "모두가 작년 봄 김현수가 그보다 훨씬 뛰어난 선수란 것을 알고 있었다. 언어 장벽이 있는 상황에서 마음 편하게 가져라고 말하는 것은 아무 도움이 되지 않다. 자신감을 찾는 데에는 상당한 성공이 필요한데 김현수가 그랬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보는 "모든 사람들이 충분한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이 누구인지 보여줄 것이다. 김현수는 완벽한 사례"라며 "우린 김현수의 기술을 얻었다.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그는 우리를 위해 훌륭한 활약을 했다"고 칭찬했다.
벅 쇼월터 감독은 "작년에 김현수에겐 새로운 일이 많았지만 이젠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다. 그는 올초 미국의 봄 훈련과 반대되는 한국식 훈련을 많이 하기 위해 이곳으로 일찍 왔다. 그에게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볼티모어선은 '쇼월터 감독은 김현수가 좌완 투수에게 더 익숙해지길 바라고 있다. 그래야 볼티모어의 팀 출루율이 상승할 수 있다'며 '김현수가 지난해 95경기 이상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환영한다.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능력에는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waw@osen.co.kr
[사진] 플로리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