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이인환 인턴기자] 손아섭(29, 롯데 자이언츠)이 평가전 맹활약을 바탕으로 주전 자리를 노린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 평가전에서 7-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대표팀은 선발 양현종(29, KIA 타이거즈)이 3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고, 상대 선발 블라디미르 바노스(34)에게 꽁꽁 틀어막혀 끌려다녔다. 그러나 대표팀은 경기 후반 7회 6점을 뽑아내며 쿠바 마운드를 무너트렸고 역전승을 거뒀다.
역전승의 1등 공신은 누가 뭐라해도 손아섭. 6번 타자로 출장한 손아섭은 5타수 4안타 2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손아섭은 쿠바 선발 바노스에게 막혀 답답하던 대표팀 공격을 풀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대표팀 선출 당시부터 외야수 자리는 김인식 감독에게 큰 고민을 안겼다. 대표팀 외야의 확고부동한 주전인 메이저리거 김현수(29,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출전을 고사했다. 선수 본인은 대표팀에 뛰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지만, 소속팀 볼티모어의 반대와 팀 내 주전 경쟁 때문에 뜻을 꺾어야만 했다.
대표팀은 김현수를 대체할 선수로 손아섭을 뽑았다. 그러나 손아섭은 주전 선수로 기용될 예정은 아니었다. 김 감독은 일단 선발 우익수 자리에 민병헌(30, 두산 베어스) 기용을 고려했다. 손아섭은 인터뷰에서 "(민)병헌 형이 나보다 컨디션이 좋다. 국제대회에서는 안정감이 중요한데, 어느 투수를 만나도 자기 타이밍에 타격하는 안정감은 병헌이 형이 나보다 뛰어나다"고 코칭스텝 결정에 수긍하는 자세를 보였다.
대표팀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2경기에서 6안타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지난 25일 쿠바와 평가전 1차전에서 대표팀은 승부수로 새로운 라인업을 꺼내 6-1 대승을 거두었다. 가벼운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던 이용규(32, 한화 이글스) 대신 손아섭이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손아섭은 6회 우중간을 가르는 홈런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예열했다.
26일 평가전에서 다시 선발 출장한 손아섭은 4안타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손아섭은 쿠바 선발 바노스에게 다른 타자들이 틀어 막힌 2회 초 첫 타석에서 팀의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어 대표팀이 0-2로 밀리고 있던 5회 초 선두타자로 나온 손아섭은 깔끔한 좌중간 안타로 출루, 이용규의 적시 2루타 때 귀중한 추격 점을 뽑아냈다. 7회 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온 좌중간 2루타로 출루, 대표팀의 7회 역전에 기폭제 역할을 해냈다. 7회 다시 한번 타석에 등장한 손아섭은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경기를 지배했다.
손아섭이 평가전 두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자 김인식 감독은 외야수 자리를 놓고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용규와 민병헌도 평가전에서 좋은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주전 좌익수 최형우(34, 기아 타이거스)를 제외한 외야수들이 야수들 중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24일 대표팀 연습에서 손아섭은 "대표팀에서는 주전 욕심이 없다. 어떻게 하면 대표팀에 도움이 될까만 생각한다"고 밝힌바 있다. 소속팀 롯데에서는 붙박이 주전인 손아섭. 근성과 집중력으로 똘똘 뭉친 선수답게 선발 출장의 기회를 멋지게 잡아냈다. 손아섭이 평가전 대활약을 바탕으로 대표팀 주전 외야수 자리를 쟁탈해낼 수 있을까. 대표팀 외야 주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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