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청아가 영화 ‘해빙’(감독 이수연)으로 스크린을 찾는다. 지난 2015년 6월 개봉한 영화 ‘연평해전’ 이후 2년 만의 작품이다. 물론 지난해 드라마 ‘운빨로맨스’ ‘뱀파이어 탐정’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은 있었다.
이청아는 ‘해빙’에서 내과에서 근무하는 간호조무사 미연을 연기한다. 청순 발랄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왠지 모르게 불량스럽고, 음흉한 캐릭터이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이미지로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승훈(조진웅 분)을 대하는 부분에서 과연 그녀가 연기하는 미연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이청아는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미연을 만났을 때 이렇게 저렇게 좀 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제일 객관적일 때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라며 “그때는 제가 맡은 인물만 읽기보다 전체적으로 모든 인물을 짚어보게 된다. 다 읽고 나서 분명 미연이 가진 힘이 있는데, 나라는 인물이 그녀를 표현하는 데 몇 가지 숙제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대중이 생각하는 모습에 반하는 캐릭터를 위해 시도했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 “신인 배우가 했을 때 차라리 (미연을 표현하는)작업이 깔끔할 수 있겠다 싶었다.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미연처럼 보이면 되니까. 다른 기교없이 작품에 주어진 대로 승훈에게 자극을 주는 역할을 하면 됐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신인 배우들을 여럿 봤지만 ‘청아 씨처럼 작품 전체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하셨다”고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신인시절이었던, 13년 전 영화 ‘늑대의 유혹’(2004)에서 정한경을 연기했던 이청아는 지나온 시간만큼 어른이 돼 있었다. ‘해빙’ 속 미연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닳고 닳은, 속물적인 여자이다. 그동안 밝고 투명한, 맑은 캐릭터와는 대척점에 서있다.
이청아는 “저는 미연의 가식이 솔직하게 다 밖으로 보이게 표현했다”며 “‘해빙’이라는 작품을 굳이 나누자면, ‘운빨 로맨스’를 나중에 촬영했지만 뒤늦게 ‘해빙’이 개봉하게 됐다. 해빙에서의 경험을 통해 ‘뱀파이어’의 수정도 할 수 있었다”면서 “그것들을 통해 현대극에서 얄미운 역할을 해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제 ‘해빙’이 관객분들을 만나게 됐다. 내 머릿속 순서는 해빙이 먼저인데 관객 분들이 "운빨'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