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귀신 하나 등장하지 않는 ‘해빙’의 공포는 제각각 사연을 가진 캐릭터들로 완성된다. 승훈(조진웅 분), 정노인(신구 분), 성근(김대명 분) 등 어디 하나 비밀이 없는 사람은 없다.
이청아는 27일 오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사실 ‘해빙’에서는 승훈의 시점이 중요하다. 미연이 경찰에게 하는 증언이 진짜인지, 아니면 미연의 증언이 거짓말인지 등 이런 것들이 얽혀있어 단박에 캐릭터를 간파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촬영 당시 감독님에게 귀찮을 정도로 자주 여쭤봤다”며 “(미연이)진짜로 어떤 사람일까 궁금했는데 감독님이 그런 부분들을 두 가지로 연기할 수 있게 해주셨다. 원래 미연의 성격과 피해자의 느낌이 많이 나는 버전 등 두 가지로 촬영했고 미연의 엔딩도 고민을 많이 했다. 친절하게 가는 것과 톤을 유지하며 집중하는 것이 있었다. 마무리가 달라질 것도 같았다. (시간이 오래지나)그때 어떻게 찍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마지막에 환자를 부르는 신에서 실제 제 친구 이름을 툭 불렀다”며 자신의 생각한 장면이 작품에 많이 녹아들었음을 설명했다.
“미연이 굉장히 가식적인 인물이다. 제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 (미연이 명품가방을 좋아하는데)이 친구가 명품 백을 사면서 집에는 돈을 얼마나 드릴까, 엄마한테는 살가울까하는 의심이 들었다. 대본을 읽었을 때보다 촬영을 하면서 미연에 대해 좀 더 확실해졌다.”
미연이 마치 살인범인 듯 의심을 사는 이유는, 승훈의 주변을 맴돌며 필요 이상으로 잘해주기 때문. 이성적인 관심이 있는 듯 하면서도 왠지 목적이 있는 접근으로 여겨진다. 그녀는 또 많지 않은 월급을 받으면서도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며 남자친구에게 받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청아는 “승훈에 대한 미연의 마음은 호감 쪽에 해당한다. 미연이라는 인물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적으로 잘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마음을 드러낸 게 슈퍼 신(scene)이후다. 강남 출신 의사라 넘보기 힘든 상대라고 생각하다 슈퍼에서 만나고 같은 동네에 산다고 하니, 미연이 '해볼만 하겠는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미연을 연기하는 이청아는 의문스러운 그녀의 진짜 목적과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들면서 극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든다.(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purplish@osen.co.kr
[사진]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