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아카데미의 왕' 케이시 애플렉과 '베를린의 여왕' 김민희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2.27 17: 40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감독 케네스 로너건)에서 주인공 리를 연기한 배우 케이시 애플렉이 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배우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었다. 그는 “나에게 의미가 있는 상”이라며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선의와 재능 덕분이었다”며 스스로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가 출연한 이 영화는 갑작스런 형의 죽음으로 고향에 돌아온 리(케이시 애플렉 분)가 조카 패트릭(루카스 헤지스 분)을 위해 맨체스터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고, 숨겨둔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개봉 후 보지 않고는 말 할 수 없고, 모든 면에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지난달 열린 74회 골든 글로브시상식에서 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 등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주요 부문 석권을 노렸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케이시 애플렉의 수상을 반쪽짜리라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전적이 있기 때문.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스타로서 윤리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2010년 애플렉은 두 명의 여성 동료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하지만 그는 악의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영화 배급권을 둘러싼 불만으로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가 맞고소를 제기했지만, 법정 밖에서 해결되며 마무리됐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일부의 시선은 여전히 개운하지 않다.
사생활이 배우로서의 앞날에 악영향을 끼친 사례는 최근 열린 '베를린 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한 김민희를 들 수 있다. 그녀는 영화 작업을 하며 만난 홍상수 감독과 불륜설이 제기됐고 현재 홍 감독은 아내와 이혼 소송 중에 있다.
김민희는 트로피를 받은 후 “매일 아침 좋은 대본을 써주셔서 배우로서 행복했다”며 “(홍상수) 감독님과의 작업은 기쁜 일이었다. 감사하고 (감독님을)사랑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함께 작품을 만든 배우와 감독으로서 의례적으로 나눌 수 있는 말이지만 두 사람이 불륜설이 제기됐기에 ‘사랑한다’는 소감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키웠다. 지난해 이들의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단 한 차례도 해명을 한 적이 없으며 공식석상에 선 것도 베를린 영화제가 처음이었다.
김민희를 세계적 배우로 올려놓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불륜에 빠진 여배우가 여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며 사랑에 대해 고민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주의 감독에 해당하는 홍상수가 마치 김민희와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는 것을 예상케 한다. 이 영화는 내달 23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개봉 전 언론시사 및 VIP시사회, 언론 인터뷰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연예인이 공인이냐, 일반인이냐를 분류하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특히 국내의 경우 국민들이 낸 세금을 받고 작품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공인이 아니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대중에게 연기와 노래로 영향력을 끼치고 그들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기 때문에 공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녀배우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게 된 케이시 애플렉과 김민희. 그들의 작품 활동과 수상 경력은 사생활을 논외로 치고 바라봐야 하는 것인지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가라, 아이야, 가라' '아가씨'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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