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인터뷰②] 김태리 "진한 멜로·발랄한 로코..기회된다면 좋죠"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2.28 07: 40

 올해가 더 빛날 배우들이 있어 오늘도 충무로는 든든하다. 인상적인 데뷔로 훌륭한 첫발을 내디딘 충무로의 신예들. 그냥 주목받는 스타는 없다. 지난해에는 ‘발견’이었다면, 올해에는 잠재력을 터트릴 2017년 가장 주목해야 할 배우들을 만나봤다.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태리는 충무로의 괴물 신예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통해 단번에 국내외에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알렸다. 이제 그녀가 무슨 행보를 걸을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가 많다.
‘아가씨’에서 당돌한 하녀 숙희 역으로 첫발을 디딘 그녀는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 촬영에 한창이다. 여기에 영화 ‘1987’(감독 장준환)으로는 배우 김윤석, 하정우와 호흡을 맞춘다.

그녀에게는 남들과는 뭔가 다른 분위기와 에너지가 있다. 짧은 인터뷰를 통해 모든 것을 알게 됐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짧은 시간만으로도 진한 자신만의 색깔을 내뿜는 배우라는 것은 분명하다. 여느 감독이라도 그녀를 뮤즈로 발탁하고 싶게 하는 그런 아우라다.
다음은 김태리와 나눈 일문일답.
-카메라 앞에서의 태리와 보통 태리는 다른가.
▲비슷한 것 같다. 다르게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는다. 아직 그런 건 조금 더 내가 나를 통제하는 게 더 수월했을 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완전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들어서 연기하는 건 한 스텝 위의 일이다.
-부모님이 태리에게 원하던 직업은 무엇이었나.
▲음, 회사 다니면서 꼬박꼬박 월급 받는 일? 생활고 없이 일하는 직업을 택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지 뚜렷하게 있으셨던 것 같진 않다.
-처음 연극에 도전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좀 노는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애가 짙어지니까 질겁하셨던 것 같고.(웃음) 공연 보러와 주시면서 마음을 여시고 ‘그래 마음대로 살아라, 맨날 그래왔던 것처럼!’ 이러신 것 같다.
-사실 요즘 워낙 어릴 때부터 연예인이 되겠다고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 친구들에 비하면 시작이 조금 늦은 것이 아닌가. 조급함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그냥 현실에 집중하는 게 미래를 만드는 거니까. 현실에 집중하지 못하고 미래를 보는 일은 하지 않았다. 지금처럼 하나하나 밟아가는 게 결국에는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지 내가 저 미래에 이런 모습이 되어있어야 하니까 이렇게 사는 건 아니다.
-극단에 들어가서 무대에 서고 배운 점이 있다면?
▲차근차근 배우기 위해서 갔다기보다는 그냥 연기가 하고 싶었던 마음에 첫 번째가 뭘까 하다가 학교와 극단 사이에 고민하다가 우연스럽게 극단 일을 시작한 거다. 역시 계획해서 밟아간 건 아니다. 음.. 배운 점이라면 사회생활? 농담이고. 하하. 당연히 배운 점이 많다.
-연극을 하다가 영화를 사랑하게 된 계기가 뭔가?
▲영화를 보는 건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순간부터 시야가 다채로워진 것 같다.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있고, 감독의 생각 변화를 보고, 스토리 흐름이 자연스러운지 생각도 하고 영화를 보는 게 다채로워지고 즐거워진 것 같다. 영화를 찍은 게 하나밖에 없어서 사랑한다고 말씀드리기엔 그렇고 영화를 보는 것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사실 작품을 많이 하신 분들은 계속하다보면 원하는 바가 높아지니까 객관적으로 집중되지 않는다고 하시더라. 저는 아직 영화를 재밌게 보고 있다.
-영화는 어떤 매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대중성일 수도 있고 예술성일 수도 있고.
▲가리지 않고 보는 편인데 스코어 좋은 영화도 잘 본다. 흥행이 잘 되지 않은 영화는 봤을 때 더 희열이 큰 것 같다. (이렇게 좋은 영화를 내가 발견했다는 느낌?) 하하. 그런 것 같네.
-그 시각이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가장 주요하게 작용하는 요소인가.
▲전체적으로 본다. 일단 끝까지 시나리오가 읽히는지, 그 호흡이 쭉 유지되고 있는지 보고 나면 캐릭터 말이 맛깔나게 적혀있는지를 본다. 신선한 것이 많은 게 좋은 것 같다.
-사실 여배우 위주의 시나리오가 없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비단 이는 한국 영화에 국한된 것이 아닌 할리우드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문제점이다.
▲아무래도 남자 감독님이 많으신데, 남자 감독이 아무래도 남자를 더 잘 아니까 많은 시나리오가 그런 것이 아닐까. 그렇지 않은 것을 보면 반갑다. 이 세계 자체가 남성 위주로 계속 몇 백 년 진화되어온 상태이지 않나. 이제 그런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변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점점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김태리의 진한 멜로나 가벼운 로코도 보고 싶은데. 사랑은 인생에 있어 어떤 의미인가.
▲내 인생에 러브? 아직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멜로나 로코나 기회가 된다면 좋다. (인터뷰③에서 계속됩니다.) / besodam@osen.co.kr
[사진] 제이와이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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