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을 극복하고 연일 무력 시위다.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31)의 방망이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뜨겁다.
박병호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마이어스 센추리링크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시범경기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 선제 투런포를 때려내는 등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6회초 수비부터 경기에서 교체됐다.
이로써 박병호는 지난 26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린 이후 2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렸다. 시범경기 성적은 7타수 4안타(2홈런) 4타점으로 끌어올렸다.
박병호는 이날 1회말 2사 2루에서 마이애미 선발 호세 우리나를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완벽한 홈런이었다. 무엇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강속구 대응력을 확인할 수 있던 홈런이었기에 값어치가 컸다.
현지에서 취재 중이던 MLB.com의 미네소타 담당 렛 볼린저 기자는 홈런이 터진 뒤 트위터를 통해서 "박병호의 첫 번째 홈런은 93마일의 공을 받아쳤고, 이번의 두 번째 홈런은 96마일을 때려낸 것이다"고 글을 남겼다.
박병호는 지난해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하지만 부상보다 더 큰 문제는 빠른공에 대한 대응이 늦다는 것이다. 93마일 이상의 공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면서 정확도가 떨어지고 삼진이 많아졌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박병호의 이런 모습에 확신을 가지지 못한 미네소타 구단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박병호를 방출대기 절차를 밟으면서 신분을 마이너리그로 이관시켰다.
결국 박병호는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는데, 미네소타 구단의 처신이 무색할 정도로 단점으로 꼽혔던 부분을 극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6일 보스턴과의 경기에서 나온 홈런도 93마일, 150km의 강속구를 받아쳐 만들어낸 것이고 25일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첫 경기에서도 모두 93마일의 공에 대응해 멀티 히트 경기를 기록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을 간결하게 만드는 등 빠른공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변화가 시범경기 초반 빛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 역시 탬파베이와의 첫 경기 이후 "빠른공 공략이 의미가 있었다. 몸이 더 좋아지고 강해진 것 같다"면서 박병호의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낸 바 있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후 "오늘 투수를 지켜보면서 95마일 빠른 공 투수라는 걸 알고 있었고, 불안한 느낌보다는 빠른 공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잘 쳐보려고 임했다"며 "1-2마일 차이로 뭐, 평가를 할 순 없다. 앞으로 더 빠른 볼 던지는 투수 있기에 그런 볼을 잘 치기 위해 연습했고, 그런 모습이 경기에 나왔으면 좋겠다"며 다시 한 번 강속구를 홈런으로 만들어 낸 소감을 밝혔다.
약점을 극복하고 만드는 뜨거운 방망이에 쉽지 않은 시즌을 전망했던 세간의 시선을 다시 장밋빛으로 바꾸고 있다. /jhrae@osen.co.kr
[사진] 포트 마이어스(美 플로리다주)=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