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잡은 레스터 시티, 라니에리 경질 성급했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2.28 07: 21

레스터 시티의 부진은 정녕 감독탓이었을까. 
레스터 시티는 28일(한국시간) 홈구장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6-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서 리버풀을 3-1로 격파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레스터 시티(승점 24점)는 18위서 단숨에 15위로 뛰어올랐다. 
레스터 시티는 지난 23일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을 경질했다. 지난 시즌 우승 주역이었던 명장을 우승 후 9개월 만에 해고한 것. 레스터 시티가 강등권으로 떨어진 책임을 물었다. 하지만 팀의 부진원인이 감독탓이었는지 의문이었다. 

다음 날 라니에리는 “어제부로 내 꿈은 죽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에 올라 내가 꿈꾸던 일이 실현됐다. 나 클럽을 사랑했다. 하지만 슬프지만 천국은 오래가지 못했다. 레스터 시티에 있을 때 날 지지해준 아내와 가족에게 감사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후폭풍이 거셌다. 조세 무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등 여러 축구계 인사들이 라니에리 경질에 항의하는 티셔츠를 입었다. 항간에 제이미 바디 등 선수들이 감독을 몰아내기 위해 항명을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정작 바디는 “절대 그런 일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홈팬들도 구단의 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리버풀전에서 레스터 시티는 챔피언의 경기력을 되찾았다. 제이미 바디는 전반 28분과 후반 15분 잇따라 득점포를 가동했다. 전반 39분 터진 드링크워터의 골까지 더해 레스터 시티가 일찌감치 3-0으로 앞섰다. 후반 23분 큐티뉴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레스터 시티는 동화 같은 우승을 일궈냈던 지난 시즌의 기적을 다시 한 번 선사했다. 물론 라니에리는 떠난 뒤였다. 
과연 레스터 시티는 라니에리 없이도 EPL 잔류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정녕 선수들은 뒤늦게 각성한 것일까. 아니면 태업을 했던 것일까. 리버풀을 잡고도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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