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의 주문, “어린 선수들, 계속 시도하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2.28 10: 00

“연습경기가 3시간 20분이나 걸렸다는 것은 우리도 내용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김기태 KIA 감독은 27일 일본 오키나와현 긴스타디움에서 열린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끝내기 승리를 거둔 뒤에도 약간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잘하기는 했지만, 선수들의 자신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했다. 이날 KIA는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투·타 라인업을 짜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승을 따냈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했다.
김 감독의 바라본 지점은 바로 선수들의 적극성이었다. 김 감독은 특정 선수의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으면서도 “시간이 늘어진 것은 선수들의 자신감과도 연관이 있다”라면서 “홈런을 맞으면 어떻고, 또 연습경기에 지면 어떤가. 경기 때 이기려면 지금 계속 뭔가를 시도해봐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보통 어린 선수들은 연습경기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 베테랑 선수들은 이미 실적이 있어 시범경기나 정규시즌에 앞서 우선권을 가질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없는 어린 선수들은 이번 스프링캠프가 절호의 기회다. 물론 집중력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긴장하거나 지나치게 신중해지는 경우도 있다. 김 감독은 후자의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에게 다소간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김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도 김태균이나 이대호에게 홈런을 맞지 않나. 어린 선수들이 홈런을 맞는다거나 삼진을 당한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자신은 그런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단도직입적으로 설명했다. 대신 선수들의 ‘시도’와 ‘자신감’이라는 결과 이면의 모습을 살피겠다고 공언했다.
김 감독은 “전지훈련 때 시도해보지 못하면 안 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량과 방향이 상대에게 통하는지를 실험해봐야 한다”고 구체적인 설명을 이어나갔다. 지금 시도해보지 않으면 계속 그 결과를 얻을 수 없고, 스스로 발전해야 할 부분을 놓친다는 의미다. 이런 김 감독의 지론을 볼 때, 연습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선수가 의외로 우선권을 얻을 수도 있다.
한편 첫 승을 따낸 김 감독은 “이기고 지고 그런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다행히 날씨도 좋아지고 연습한 성과가 조금씩 나오는 것 같다. 오늘(27일)도 미스 플레이가 몇 개 나왔는데 선수들 스스로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남은 4경기에서도 부상 없이 캠프를 마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말했다. KIA는 28일 넥센과의 경기에 임기영이 선발로 나서며, 외국인 투수 팻 딘도 3이닝 정도 투구가 예정되어 있다. 27일 경기에 나가지 않았던 주축 타자들도 이날은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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