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김상중→윤균상...‘역적’ 솜씨 예사롭지 않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2.28 11: 30

MBC 수목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김상중에서 윤균상으로의 자연스러운 바통 터치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7일 방송된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는 허태학(김준배 분)을 잡고 충원군(김정태 분)에게 복수를 시작하는 길동(윤균상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길동은 충원군을 잡기 위해 허태학을 먼저 포섭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는 자신의 뜻을 믿고 따라준 소부리(박준규 분), 일청(허정도 분), 끝쇠(이호철 분) 등의 익화리 패거리와 가령(채수빈 분)과 함께 허태학을 압박했다.

허태학은 자신이 가는 길에 함정이 파여져 있고, 그의 일행 중 한 명을 독살당하고, 항상 지니고 다니던 아모개(김상중 분)의 염주가 사라지자 극에 달하는 공포를 느꼈다. 이 때를 놓치지 않고 길동은 허태학의 집을 습격했다.
소부리 일행이 부하들을 따돌리는 동안 길동은 허태학을 납치했고, 그에게 충원군을 잡게 해주면 악연을 끊어주겠다고 맹세한다. 이에 허태학은 충원군을 모시는 머슴 일행으로 길동 패거리를 둔갑시키고 그들의 ‘충원군 잡기’에 힘을 보탠다.
이 과정에서 길동은 익화리 패거리의 우두머리로 우뚝 섰다. 그동안 익화리 패거리를 이끈 사람은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 하지만 아모개는 충원군 때문에 겨우 목숨만 부지한 신세가 되자, 복수를 결심한 길동은 힘과 더불어 정신까지 각성해 아모개의 기개를 그대로 이어받게 됐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는 ‘역적’이 아모개에서 길동으로의 권력 이동에 고심했음을 드러내는 흔적들이 다수 보인다. 원래 노비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능동적인 삶을 살아간 건 아모개였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며 익화리 큰 어르신으로 불리는 아버지에 농사지으며 조용히 살아가자고 말한 건 길동이었다.
하지만 지난 21일 방송에서 길동은 달라졌다. 그는 익화리 패거리 형님들을 모아놓고 “사람보고 사람 아니라고 하는 놈들하고, 사람으로 태어나서 나 사람 아니오 하고 사는 놈들하고 뭐가 다릅니까”고 말하며 그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길동의 기개는 아모개의 젊은 시절과 똑 닮아있었다. 그런 길동의 모습을 본 익화리 패거리들은 조용히 살겠다는 마음을 벗고, 마침내 길동의 계획에 동참했다. 도망갔던 세걸(김도윤 분)까지 결국 길동의 곁으로 돌아왔다. 익화리 패거리들을 다시 똘똘 뭉치게 한 길동은 차세대 리더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것.
이처럼 ‘역적’은 아모개의 아픔을 길동의 각성의 계기로 만들고, 아모개의 역할을 그대로 길동에게 이어주는 과정을 탄탄하게 그려냈다. ‘역적’의 초반을 이끌었던 김상중과 길동으로 드라마의 전면에 나서야 하는 윤균상의 바통터치를 고민하던 ‘역적’이 선택한 방법은 스토리의 힘이었다. ‘역적’의 전략은 제대로 통했다. 시청자들은 리더로 나선 윤균상에 어색함을 느끼지 못했다. 예사롭지 않은 솜씨다.
이제 점차 윤균상의 리더 체제로 ‘역적’은 드라마를 이어갈 예정이다. 김상중은 눈빛으로 그런 윤균상을 응원하고 있는 중. 과연 ‘역적’은 지금의 기세를 이어가 완벽하게 윤균상 체제로 완벽하게 탈바꿈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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