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최지만 "삭발하고 고등학생 마음으로 뛰어요"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1 06: 00

 뉴욕 양키스의 최지만(26). 2015년 12월 룰5 드래프트로 LA 에인절스로 옮긴 그는 지난해 에인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시즌 후 다시 지명 양도 조치를 거쳐 FA가 됐고, 뉴욕 양키스의 러브콜을 받아 계약했다.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서 볼티모어-뉴욕 양키스의 시범경기에서 최지만을 만날 수 있었다. 초청 선수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시범경기에서 경쟁 중이다.
양키스의 1루수 자리는 지난해를 끝으로 마크 테셰이라(37)가 은퇴하면서 그렉 버드(25), 타일러 오스틴(26) 등이 있다. 최지만은 이들의 벽을 넘어야 한다.

이날 볼티모어전에 6회 대수비(좌익수)로 나와 8회 한 타석만 들어섰다. 볼넷. 경기 후 '한 타석이라 아쉽지 않느냐'고 하자 "괜찮다. 시범경기라도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타석 기회가 한 번 밖에 없어서 아쉬웠겠다. 게다가 공이 안 좋아 치지도 못하고 볼넷.
"아니다. 오른손 타석에서 공을 많이 못 봤는데, 오늘 (좌투수 상대로)우타석에 들어가서 좋은 기회였다."
-스위치 타자는 어떻게 되는 건가.
"재작년에 스위치를 해서 괜찮았다. 마이너에서 타율만 조금 낮을 뿐 출루율은 괜찮은 편이었다. 지난해 에인절스에서 마이크 소시아 감독이 스위치 히터를 싫어하는 스타일이더라. 그냥 플래툰을 쓴다. 그래서 좌타로만 치다가 올해 다시 스위치를 하려고 한다."
(최지만은 경기 전 타격 연습에 좌타석, 우타석 번갈아 배팅볼을 쳤다. 헬멧은 양귀 헬멧이 아니다. 따로따로 2개였다)
-양키스 이적은 어떻게 결정된 건가.
"지난 겨울 양키스를 포함해 여러 팀에서 제의가 왔는데 양키스를 선택했다. 양키스로 온 뒤에 알게 됐지만 양키스가 지난해 중반부터 나에게 관심을 갖고 구단끼리 얘기했다더라."
-양키스 유니폼을 입었을 때 첫 느낌은.
"주위 사람들은 양키스라고 좋아하던대, 그런 것 보다는 똑같은 팀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어떻게 잘 해야 하니까. 차이라면 등에 이름이 없다는 것(웃음). 조금 어색하긴 하다."
-에인절스보다 양키스가 경쟁이 해 볼만하다고 판단한 건가.
"금전적으로 생각하면 에인절스가 낫다. 제법 많은 액수로 계약돼 그 돈 받고 마이너리그에서 뛰어도 된다. 하지만 마이너에서 그 돈을 받는 것보다는 지금 나는 커리어를 만들어 더 기회를 줄 팀을 찾아가야 한다.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떠난 것이다."
-좌익수로도 계속 나가고 있는데, 1루와 병행하는가.
"딱히 코칭스태프가 확실하게 좌익수 연습을 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감독 스타일이 내외야 멀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좌익수로도 계속 내보내고 있고. 둘 다 준비해야 한다."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보나. 캠프에서 롭 제프슈나이더도 1루로 나오고 있다. 1루수가 많다.
"그냥 편하게 마음먹고 임하고 있다. 너무 경쟁을 의식하면 더 힘들어진다. 내가 생각할 것만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작년과는 조금 생각이 달라졌다."
-캠프에서 어떤 것을 중점 두고 있는지.  
"아무래도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변명이겠지만 지난해 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것이 9일, 10일에 한 번씩 나갔다. 힘들었다. 올해는 기회를 한 번에 잡는 것이 중요하다. 시범경기에서 타격을 보여줘야 한다."
-헤어스타일이 아주 짧다.
"캠프 들어오면서 삭발했다. 올해 목표는 고등학교 때처럼 재미있게 즐겁게 하자는 거다. 작년에 룰5 때문에 나도 모르게 긴장되고, 부담됐던 것 같다. 혼자 잘랐다.(웃음) 2010년 루키 시절에는 일 년 내내 직접 삭발 머리를 유지하기도 했다. 머리 감기도 편하고 좋다."
-양키스 팀 분위기는 어떤가.
"나이스 하다. (엄격하지 않는가?) 엄격하긴 한 것 같다. 그런데 선수들이 어려서 다들 활기차고, 평균 연령이 28살이라고 들었다. 몇 십 년 만에 제일 낮다고 하더라."
-동료들과는 많이 친해졌나.
"동료들이 장난으로 (다나카 보러)일본인 기자들은 많이 오는데, 한국인 기자는 왜 안 오냐고 놀리더라. 또 박찬호 선배가 뛸 때는 엄청 많이들 왔다면서 나한테는 안 온다고(웃음)"
-배번이 36번을 달고 있는데, 직접 선택한 것인지.
"작년에 단 51번은 아버지와 관련된 의미가 담긴 숫자였다. 그랬더니 주위에서 '이치로 따라하느냐'고 놀리더라(웃음). 올해 그 번호는 못 달고, 남은 번호 중에서 하나 고른 것이다."
/orange@osen.co.kr [사진] 사라소타=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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