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3 아이덴티티’(감독 M. 나이트 샤말란)가 28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깜짝 흥행을 달리고 있다.
지난 22일 개봉한 ‘23아이덴티티’는 같은 날 개봉한 영화 ‘루시드 드림’과 ‘싱글라이더’를 제치고 개봉 전부터 예매율 1위 자리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어 ‘23아이덴티티’는 개봉 후에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져 온 한국 영화의 강세를 뚫고 순항 중에 있다.
‘23아이덴티티’가 이렇듯 예상 밖의 흥행에 성공한 비결은 단연 제임스 맥어보이의 소름 돋는 연기력이다. 23개의 인격을 가진 케빈으로 분한 제임스 맥어보이는 남녀노소 심지어 짐승까지 가리지 않고 모두 다 다른 사람처럼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그는 말투부터 목소리, 발음, 표정, 제스처, 자세까지 인격마다 고유의 특징을 만들어 내며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다 다른 사람처럼 느껴지게끔 몰입도를 높여 관객들을 설득했다. 특히 영화 후반부 몇 초에 한 번씩 인격이 바뀌는 장면에서는 보고 있어도 믿기지 않을 만큼 소름끼치는 연기를 보여주며 감탄을 자아냈다.
영화가 한정된 공간 안에서 반복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자칫 단조롭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제임스 맥어보이의 다채로운 연기가 보는 이들에게 흥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며 지루함을 잡았다.
이외에도 영화의 다중인격이라는 소재 또한 관객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한몫 했다. MBC 드라마 ‘킬미힐미’ 등을 통해 다중인격이 우리에게도 많이 친숙해진 덕분에 관객들이 영화에 거부감 없이 쉽게 몰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처럼 주연배우의 힘으로 깜짝 흥행에 성공한 ‘23아이덴티티’는 오는 1일 개봉하는 영화 ‘로건’과 ‘해빙’이라는 대작들에 맞서 그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mk3244@osen.co.kr
[사진] ‘23아이덴티티’ 스틸 이미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