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개봉] 스릴러 '해빙' vs 역사극 '눈길' vs 멜로 '커피메이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01 06: 29

 오늘(1일) 세 편의 한국영화가 동시 개봉한다. 스릴러 ‘해빙’, 역사극 ‘눈길’, 멜로 ‘커피메이트’이다. 공통분모가 없는 세 작품이 관객들에게 각각 어떤 평가를 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심장 쫄깃 토막살인범 추적극 ‘해빙’

줄거리: 잘 나가던 내과의사 승훈(조진웅 분)은 병원을 파산하고 이혼까지 하는 불행을 겪는다. 하루아침에 비참한 신세가 된 그는 외곽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선배의 밑으로 들어가 월급제 의사로 일하게 된다.
간호조무사 미연(이청아 분)은 승훈을 보고 첫눈에 반했는지, 첫날부터 점심식사를 살뜰하게 챙기며 호감을 드러낸다. 며칠 뒤 승훈의 집 주인이자 정육식당 주인 성근(김대명 분)의 아버지(신구 분)가 수면내시경을 받다가 마취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른 듯한 발언을 하고, 놀란 승훈은 그날부터 성근 부자를 경계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격하게 감정을 드러내고 화를 분출하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 매력을 발산해오던 조진웅의 깊은 내면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신분 하락, 이혼, 이웃과의 갈등 등 다양한 사건을 겪으며 내적 혼란을 느끼는 승훈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캐릭터에 뚜렷한 색깔을 덧입히는 개성을 가진 신구와 김대명, 이청아의 캐릭터도 그냥 넘길 수 없다. 인자한 어른의 이미지가 강한 신구는 치매노인의 엉뚱함과 살인 고백을 내뱉는 극단적인 얼굴을 가진 정노인으로, 김대명은 도가 넘는 친절을 베풀며 심상찮은 목소리로 기이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겉으로 보기엔 착하지만 가식적인 미연 역을 소화한 이청아는 그간의 착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는 연기적 노력을 더했다.
#그 어떤 영화보다 깊은 울림을 주는 ‘눈길’
줄거리: 종분(김향기 분)은 가난하지만 씩씩한 소녀이다. 같은 마을에 사는 부잣집 친구 영애(김새론 분)를 동경하며 그녀의 오빠 영주(서영주 분)를 짝사랑한다. 공부도 잘하고 잘사는 영애는 종분과 어울릴 수 없는 존재이지만, 함께 만주로 끌려가게 되면서 위안부가 되고 만다.
수치심을 느낀 영애가 자살을 결심하지만, 종분은 어떻게든 살아야한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그런 영애를 설득하고 함께 고국으로 돌아가길 꿈꾼다. 영화에서는 소녀들에게 가해진 성폭력이 직접적으로 묘사되진 않았지만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됐다.
어린 나이지만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관객들을 웃기고, 울린 김향기는 종분으로 분해 또 다시 관객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것 같다. 영화 ‘아저씨’로 600만 이상의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후 ‘이웃사람’, ‘도희야’ 등의 작품에서 쉽지 않은 연기를 소화하며 연기파 아역 배우로 자리 잡은 김새론은 부잣집 막내지만 똑 부러지는 성격에 공부까지 잘하는 완벽한 소녀 영애 캐릭터로 또 한 번 인생 연기를 펼친다.
#‘커피메이트’, 스킨십 없어도 설레는 심리 멜로
줄거리: 의사의 아내로서 경제적으로 부족함 없이 사는 인영(윤진서 분). 하지만 돈이나 명예 따위에는 일절 관심이 없다. 나른한 오후에 혼자 카페를 찾던 그녀는 자신처럼 매일 혼자 커피를 마시는 희수(오지호 분)를 보고 호감이 생긴다.
그런 희수도 인영에게 마음이 있었던지 먼저 다가와 커피숍에서만 만나는 소울 메이트로 지내자고 제안한다. 두 사람은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자리에서 만나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나누며 사랑에 빠진다. 두 사람은 스킨십을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가치관과 성격에 깊은 매력을 발견한다.
‘커피메이트’는 기혼남녀의 사랑을 담은 불륜 영화가 아니다. 무엇보다 대화를 통해서도 남녀가 얼마든지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오지호와 윤진서는 남녀의 육체적 욕망에 주목해왔던 치정멜로와는 결이 다른 로맨스를 완성했다.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이는 희수와 인영이 서로에게 의지해 점차 외로움을 잊고, 과거의 일로 생긴 트라우마를 치유해 나가는 모습은 진정한 소통을 원했던 관객들에게 뜨거운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purplish@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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