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는커녕 안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침묵이 오래가고 있다. 4번 타자에게 바라던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 KBO리그에서 최형우(KIA 타이거즈)는 최고의 타자였다. 최형우는 타자 중에서 가장 높은 3할7푼6리의 타율을 기록한 것은 물론 가장 높은 장타율(0.651)까지 차지했다. 최형우가 가장 많은 144타점을 기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비교할 타자가 없었다. 지난해 기록만 놓고 보면 최형우가 4번 타자를 맡는 것이 맞다. 그러나 최근의 최형우는 지난해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형우에게 기대하던 장타는 물론 안타도 나오지 않고 있다. 상위 타선에서 최형우 차례만 되면 흐름이 끝기고 있다.
최형우의 부진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감지됐다. 오키나와에서 치른 일본 구단과 두 차례 연습경기서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일시적인 부진으로 보였지만, 국내로 돌아와서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서 5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그러나 부진은 일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월드베이스클래식(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호주전을 앞두고 "안타 생산은 없지만 잘 맞은 타구가 나오고 있다. 계속 기용하면서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형우는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도 침묵했다. 1회말과 3회말, 5회말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모두 안타를 쳐내지 못했다. 1회말과 3회말에는 주자가 2루에 있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바람에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결국 최형우는 호주를 상대로 김인식 감독이 언급한 잘 맞은 타구를 뽑아내지 못했다. 타이밍이 맞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작은 차이로 안타가 되지 않았다. 아쉽다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타구가 찰나의 순간으로 안타와 아웃이 결정되는 만큼 긍정적으로만 볼 수도 없다.
3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내지 못한 최형우는 6회초 수비에서 민병헌과 교체됐다. 최형우의 부진 탈출에 대한 믿음을 보내고 있는 김인식 감독으로서는 머리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좀처럼 안타가 나오지 않고 있는 최형우에게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portsher@osen.co.kr
[사진] 고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