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최익래 인턴기자] 두 경기 연속 깔끔한 투구. 우규민(삼성)이 장원준(두산)-양현종(KIA) 원투펀치의 뒤를 받힐 ‘3선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다만, 많은 뜬공을 내줬다는 점에서 숙제 한 가지를 남겨뒀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28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을 8-3 승리로 장식했다. 고척 평가전 3전 전승. 선발투수 우규민이 4이닝 3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게 승리 요인이었다.
경기 전 우규민 투구의 체크 포인트는 두 가지였다. 좌타 승부와 땅볼 유도. 우규민은 지난 시즌 좌타자 상대로 피안타율 3할1푼7리, 피OPS 0.849를 기록했다.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9푼8리, 피OPS 0.849보다 다소 높은 수치. 특히 좌타자에게 장타 허용이 잦았다.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은 국제 대회에서 생소함이라는 이점을 갖는다. 그러나 구위로 압도하는 선수가 아닌 탓에 타순이 한 바퀴 돌면 공략당할 위험도 그만큼 높다. 만일 상대가 우규민을 상대로 좌타자를 전진 배치한다면 이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놓인 셈이다.
호주는 라인업 1번부터 3번까지 좌타자로 꾸렸다. 6번타순에도 좌타자 스테판 웰치를 배치했다. 그러나 우규민은 이날 경기에서 좌타자 상대로 7타수 1피안타 1탈삼진을 기록하며 오히려 꽁꽁 묶었다.
만약 우규민이 좌타에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면 선발 경쟁에서 밀리며 우타자 상대 중계투수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었다. 사실상 3선발 오디션이었던 셈. 우규민은 이를 통과하며 청신호를 켰다. 또한 두 경기 연속 무사사구 피칭을 선보였다는 점도 ‘선발투수’ 우규민의 가치를 높였다.
하지만 동시에 과제 한 가지도 남겼다. 우규민은 이날 경기에서 아웃카운트 12개를 잡았다. 이 중 삼진이 세 개, 뜬공이 여섯 개, 땅볼이 세 개. 땅볼/뜬공 비율은 0.5였다. 우규민의 강점은 변화구를 앞세운 땅볼 유도능력이다. 지난 시즌에도 땅볼/뜬공 비율 1.17로 땅볼이 조금 더 많았다. 뜨는 타구가 많았다는 점은 자칫 ‘한 방’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
우규민의 대표팀 소집 후 첫 선발등판. 칭찬할 점이 더 많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남은 피칭이었다. /ing@osen.co.kr
[사진] 고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