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볼 만하다’ 한화 마운드, 자신감으로 뭉친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01 06: 20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이후 지난 2년간 한화 마운드는 본의 아니게 화제의 중심에 섰다.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영입, 불펜 투수들의 혹사 논란, 그리고 잦은 부상으로 끊임없는 이슈를 만들었다.
성적이 좋았다면 결과론에 묻혀 갈 수도 있었지만 외견적인 성적부터가 문제였다. 한화는 2015년 팀 평균자책점이 5.11로 리그 9위였다. 오직 신생팀인 kt(5.56)만이 한화 아래에 있었다. 지난해도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팀 평균자책점은 5.76으로 또 리그 9위였다. 절대적인 성적에서나, 순위에서나 전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한화는 지난 2년간 송은범 배영수 권혁 심수창 정우람 등 FA 투수들을 대거 구매했다. 외국인 투수들에게도 아낌없이 돈을 썼다. 투자 규모는 그 어떤 팀보다 컸다. 그럼에도 성적이 좋지 않아 비판,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비아냥이 쏟아졌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의 자존심이 적지 않게 상한 것도 사실이었다. 팀의 주축 투수 중 하나인 윤규진은 “성적이 나오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고 담담하게 팀 분위기를 설명한다.

그런 한화 마운드가 다시 뛰고 있다. 올해는 지난 2년과는 다르게 FA 시장에서의 수혈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약하지 않다”는 인식은 오히려 지난 2년보다 더 강하다. 윤규진은 “올해는 성적이 나야 한다. 투수들 뿐만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고 힘줘 말했다. 이태양 또한 “팀 마운드가 점점 더 안정되고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 상황 속에서 나 역시 마운드에 있을 때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절로 갖는다”고 강조했다.
왼손 선발감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고민이지만 우완 선발 요원들은 많다. 두 외국인 선수는 물론 이태양 윤규진 장민재 송은범 배영수 등이 경쟁을 펼친다. 불펜은 재활자들이 많다는 변수는 있으나 선수들은 개막전 정상 대기를 장담하고 있다. 재활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전력에 가세한다면 한화 마운드는 적어도 다른 팀에 떨어지지 않는 이름값을 자랑할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는 지적에 선수들은 “나이로 야구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칼을 간다.
이처럼 토종 선수들 사이에 경쟁 의식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두 명의 외국인 선수(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에게 합계 330만 달러를 투자한 것도 팀 마운드의 사기를 높이는 요소다. 이미 오간도는 강력한 구위를 선보였고 비야누에바도 MLB 경력이 화려하고 안정적인 제구를 자랑하는 투수다. 사실 생물과 같은 야구단은 심리적 상황 하나하나에 민감하다.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면 팀 전체 마운드가 흔들리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
두 외국인 선수는 한화 국내 선수들에게 그런 존재가 될 분위기다. 이태양은 “외국인 선수가 새로 왔으니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팀이 더 단단해질 것이다. 이번에 온 투수는 확실히 제구력과 변화구가 좋더라. 영상을 봤는데 우리보다 더 뛰어난 투수들이라 옆에서 보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직은 곳곳에 이가 빠져 있지만, 한화 투수들은 그 퍼즐이 모두 맞춰지면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으로 뭉쳤다. 자신감이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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