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역적'=시간 '순삭' 요물작, 버릴 캐릭터가 없어요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3.01 06: 40

버릴 캐릭터가 하나도 없는 MBC '역적'이다. 초반 김상중과 서이숙이 돋보이더니 이젠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채수빈, 김정태까지 캐릭터에 200% 빙의된 인물들로 안방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70분이 1분처럼 느껴지는 '요물작'이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역적' 10회에서 다양한 인물들의 복합적인 이야기가 그려졌다. 길동(윤균상 분)은 힘을 되찾은 뒤 충원군(김정태 분)에게 아버지 아모개(김상중 분)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섰고 가족들이 모두 죽은 걸로 알고 있는 형 길현(심희섭 분)은 새 이름으로 과거 시험을 보겠다고 마음먹었다. 
충원군은 왕이 된 융(김지석 분)을 만나러 한양으로 떠났고 길동은 그런 그를 제거하고자 짐꾼으로 위장 접근했다. 가령(채수빈 분)은 먼 길 떠나는 길동에게 여전히 애틋한 마음을 내비쳤고 공화(이하늬 분)는 길동을 마음에 품고 있지만 융을 유혹하고자 했다. 

어느 하나 죽은 캐릭터가 없었다. 윤균상은 아버지의 복수를 다짐하며 오열하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숨죽이게 했고 김상중은 노쇠한 아모개를 연기하며 적은 분량에도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채수빈은 상큼 발랄한 가령 캐릭터로 '역적'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처음 만나게 된 융과 공화의 인연이 돋보였다. 융은 수륙재를 두고 대간과 유생들이 크게 반대하자 "저들은 날 임금으로 여기지 않는다. 날 왜 업신여기는 줄 아느냐. 내가 폐비의 핏줄이기 때문"이라고 분노했다. 하지만 김지석은 '폭군 연산군'이 아닌 유약한 융을 연기하며 앞으로 펼쳐질 전개에 기대감을 높였다. 
공화는 "제가 전하를 위로해 드리죠. 만약 제가 위로가 되지 못한다면 제 발로 나가겠습니다"라고 내관에게 내기를 제안했다. 이에 이하늬는 새하얀 승무복을 입고 꽃잎처럼 나풀거리는 춤사위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실제 국악과 출신인 이하늬이기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덕분에 융은 물론 시청자들도 그의 매력에 흠뻑 취했다. 
충원군으로 분한 김정태는 비열함의 끝이었다. 일부러 접근해 자신을 밟고 말에 타라며 엎드린 길동을 향해 '발판이'라고 조롱하거나 왕의 환심을 얻고자 머리를 조아린 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울부짖는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윤균상에 빙의돼 복수를 다짐했다. 
길동의 복수를 돕는 엄자치(김병옥 분), 소부리(박준규 분), 용개(이준혁 분), 일청(허정도 분), 세걸(김도윤 분), 끝쇠(이호철 분), 허태학(김준배 분)에 참봉부인(서이숙 분)과 그의 아들(박은석 분)까지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보물인 '역적'이다. 
이제 1/3을 달려온 '역적'이 앞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더욱 기다려진다. 연약한 군주에서 폭군이 돼 가는 김지석, 장녹수로 '흑화'하는 이하늬, 의적으로 거듭날 윤균상, 죽는 순간까지 찬란하실 김상중까지. 시청자들이 월화를 기다리는 이유다. /comet568@osen.co.kr
[사진] '역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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