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토크②] 조진웅 "나는 여전히 청춘, 20대 부럽지 않아"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01 14: 47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는 정말이지 마인트 컨트롤이 필요한 작업이다. 카메라 앞에 서서 누군가의 오케이 사인을 기다려야 한다. 대본에 적힌대로 표현하기도 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추가적으로 입히기도 한다.
얼굴 표정과 눈빛, 태도, 행동 등을 통해 콘셉트가 향기처럼 멀리 퍼져 나가도록 스스로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자기 안에 있던 어떤 감정을 꺼내는데 최종적으로 그 표현이 적절했는지 평가를 내리고 오케이 사인을 던지는 것은 배우 본인이 아니라 감독이다. 조진웅도 역시 배우로서 감독의 권한을 월권하지 않으려고 한다.
조진웅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감독님에게 결정권을 넘긴다”며 “제가 모니터를 보면서 ‘이 장면을 써달라’는 말을 못 한다. 그것은 감독님의 선택권이지 배우의 몫이 아니다. 그럴 거였으면 내가 감독을 하지. 어떤 배우도 자신의 연기를 보고 단박에 마음에 들어 하기 어렵다. 혹시 화장실에 가서 혼자 웃으며 만족할 순 있어도 남들 앞에선 절대 드러낼 수 없다”는 연기 철학을 전했다.

조진웅이 배우로서 뿜어내는 힘은 그 어떤 캐릭터든 허투루 대하지 않고 자기화 시키는 진심에서 비롯된다. 지난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로 데뷔한 조진웅은 8년 만에 영화 ‘용의자X’에서 주연 민범 역을 맡았고 이후 ‘분노의 윤리학’ ‘파파로티’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끝까지 간다’ ‘군도’ ‘명량’ ‘우리는 형제입니다’ ‘장수상회’ ‘암살’ ‘아가씨’ ‘사냥’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드러냈다.
그는 ‘해빙’에서 신구와 연기를 한 것에 대해 “신구 선생님에게 감명 받은 부분이 많다. 예를 들면 (영화)‘닥터스트레인지’ 속 망토를 달고 작업하는 느낌이랄까. 제가 연기적으로 이길 수가 없고 흉내 낼 수도 없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아가씨’를 할 때 박찬욱 감독님에게 고사하겠다고 했던 이유가 해본 적이 없는(노인)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내가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20대에 연극할 때40대 중반 역을 맡았는데 너무 표현하기 어려워 힘들었다. 30대에는 스스로를 인정할 수 없어 두려웠는데 막상 40대가 되니 기분이 좋다. 30대에서 40대에 넘어가려는 순간에 빨리 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청춘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느냐는 질문에 “나는 여전히 청춘이다. 20대는 부럽지 않다”고 대답했다.
“(40대로)잘 넘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 후배들을 보면 사실 (어리다고)부럽지만은 않다. ‘어디서든 부딪히고 깨지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다고 해서 그 충격을 피하라고만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것이다. 저도 20대에는 다 들이받고 다녔다. 후배들이 봤을 때는 얼마나 무식해보였을까 싶다.(웃음)”
새로운 캐릭터를 만날 때마다 매번 고민하고, 진심을 다해 다양한 인물을 살아내는 조진웅. 그가 데뷔 후 십여 년 동안 쉬지 않고 노력해왔기에 더 많은 사람들의 삶과 고충을 담아낼 수 있는 더 넓은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게 아닐까./ purplish@osen.co.kr
[사진] 앤드크레딧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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