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유약→광기 연산군...‘역적’ 김지석 향한 기대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01 17: 10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의 김지석이 연산군으로 예사롭지 않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김지석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가 탄생할 조짐이 보이는 순간이다.
지난 달 28일 오후 방송된 MBC ‘역적’에서는 길동(윤균상 분)이 충원군(김정태 분)에 아버지 아모개(김상중 분)의 복수를 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길동과 공화(이하늬 분), 충원군이 모두 다른 목적으로 융(연산군, 김지석 분)에게 모여드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길동은 복수를 하고자 충원군의 곁을 맴돌기 위해 그의 여행길에 따라 붙었고, 충원군은 새로운 왕이 된 융을 만나러 한양에 갔다. 공화는 야망을 위해 왕의 여자가 되고자 궁궐로 들어갔다.

충원군은 융의 마음이 담긴 어찰을 보고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외쳤고, 길동은 이를 뒤에서 바라보며 복수심을 불태웠다. 공화는 신하들의 반발에 근심이 가득한 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의 앞에서 승무를 췄다. 각기 다른 목적으로 권력의 핵심인 융의 앞에 모여든 것.
이 와중에, 그 ‘권력의 핵심’인 융은 정작 권력의 집결지에서 외롭게 사투했다. 신하들은 선대 왕의 명을 이유로 융에게 복종하지 않았다. 융은 "저들은 날 임금으로 여기지 않는 모양이구나. 날 왜 업신여기는 줄 아느냐. 내가 폐비의 핏줄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조용히 이를 갈았다.
지금까지의 융은 말도 조곤조곤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연산군과는 달리 유약한 모습이 많은 캐릭터였다. 신하들에게 강하기 말하기보단 늘 걱정하는 투였고, 부드러운 말투였다. 하지만 그런 융이 달라졌다. 신하들의 불복종을 눈앞에서 보는 순간 그는 ‘흑화’했다.
그런 융의 변화는 앞으로 길동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될 연산군이란 캐릭터의 당위성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융이 권력의 중심지에서 홀로 어떤 사투를 벌여야 했는지, 궁 안에서 그가 어떤 모욕과 조롱을 당해야 했는지 등의 정보는, 후에 왜 연산군이 그토록 ‘백성을 훔친 도적’인 홍길동에 칼을 겨눠야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대목이기 때문.
김지석은 이런 연산군의 변화를 세심하게 그려내며 앞으로 드라마의 핵심 긴장 요소로 제대로 활약할 예정이다. 지난 방송분에서는 유약했던 융이 “전하께서 어찌 신하들의 말을 듣지 않나이까. 요순 임금도 아니시면서”라며 그를 조롱하는 신하들의 말을 듣고 점차 오기와 분노로 광기 어린 연산군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그려낸 김지석의 안정된 연기력이 돋보였다.
특히 마지막 순간, 공화를 보고 마치 광기에 사로잡힌 듯 미소 짓는 모습은 앞으로 섬뜩하게 미쳐갈 연산군을 암시하는 듯 했다. 이미 역사에 나온 ‘폭군 연산군’의 변화를 그리며 단순하지 않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갈 김지석의 연기도 ‘역적’을 재밌게 즐기는 하나의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역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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