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주 합격점’ 번즈, 롯데 내야 고민 해결사?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3.02 06: 01

롯데 자이언츠가 내야수 앤디 번즈를 영입했을 때 ‘내야 멀티 플레이어’이자 ‘수비 우선’의 선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수비는 확실하다는 평가를 했지만 공격에서는 의문 부호를 갖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특별하지 않은 번즈이기에 물음표가 붙는 것은 당연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통산 6시즌 동안 610경기 타율 2할6푼4리 55홈런 28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7할4푼2리. 트리플A에서 보낸 최근 2시즌은 237경기 타율 2할6푼3리 12홈런 83타점 OPS 6할8푼3리다. 특급 선수들의 이름이 대거 눈에 띄는 올해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서 번즈의 성적은 초라하다. 조원우 롯데 감독 역시, “방망이가 조금 약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을 정도.
번즈가 롯데 선수단에 합류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그러나 일단, 번즈는 수비는 물론 공격과 주루에서도 플러스 요인이 될 만한 가능성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구단의 평이다. 그동안 훈련과 몇 차례 되지 않는 실전 경기에서 보여준 번즈의 타격은 생각보다 괜찮다 것.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조원우 감독은 “현재까지는 몇 경기 치르지 않았지만 방망이도 잘 해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타격에 대한 의문부호를 떨친다면 확실하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며 현재까지 받은 느낌을 전했다. 지난달 28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연습 경기에서 4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2루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영입 당시부터 입소문을 탔던 수비 실력은 명불허전. 조 감독은 “수비는 원체 잘 했던 선수다. 잘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2루와 3루를 두고 고민을 했던 번즈의 포지션도 이제 확실하게 2루로 굳어진 모양새다. “2루수가 더 적합한 것 같다”는 것이 조원우 감독의 생각이다. 번즈의 수비력은 유사시, 유격수와 3루에서도 활용이 가능하기에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수비와 더불어 주루 능력에서도 검증을 받고있다. 조 감독은 “스피드와 주루 플레이도 괜찮다. 수비와 주루에서는 확실히 팀에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다”고 자신했다. 번즈는 마이너 통산 6시즌 동안 87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지난 2013시즌에는 총 3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지난 시즌 역시 13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팀에 기동력을 가미할 능력을 갖췄다.
시즌에 돌입해서 뚜껑을 열어봐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공수주 모두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는 번즈다. 의구심이 떠나지 않았던 번즈의 역량이 확실하다면 내야진의 키 플레이어는 물론 만능 해결사로 거듭날 수 있다. 센터 라인의 한 자리인 2루 자리에서 수비의 안정감을 가져다주고 이대호-최준석-강민호가 버티는 파괴력 있는 중심 타선 앞과 뒤에서 손아섭, 전준우 등과 함께 팀에 기동력을 가미할 수 있다. 롯데에 언제나 부족했던 부분들이다.
번즈가 올해 받는 연봉은 65만 달러다(계약금 5만 달러 포함). 올해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서 몸값만으로는 가치와 기대치 모두 가장 떨어진다. 그러나 팀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냐의 가치 판단은 연봉으로만 매길 수 없다. 현재까지 번즈에 대한 판단은, 팀에 플러스가 될 만한 선수라는 것. 번즈가 지금의 평을 시즌 때까지 쭉 이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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