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때는 134km 던졌는데…".
한화 우완 투수 심수창(35)이 일본 라쿠텐을 제압했다. 심수창은 지난 1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 제2구장에서 치러진 일본 라쿠텐과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을 던지며 볼넷 2개를 허용했을 뿐 안타없이 탈삼진 1개 포함 무실점으로 위력을 떨쳤다. 한화도 심수창의 호투를 발판삼아 5-3으로 승리, 8연패 끝 캠프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라쿠텐은 1번 모기 에이고로, 3번 아카미나이 긴지, 5번 시마우치 히로아키 등 주전 선수들이 라인업에 다수 포함됐지만 심수창은 흔들림 없었다. 최고 142km 직구 외에도 포크볼과 커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며 타이밍을 빼앗았다. 지난달 21일 주니치전에서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조금 흔들렸지만 이날은 완벽투를 선보였다.
사실 이날 심수창은 불펜피칭조였다. 게임조가 아니었지만 비 때문에 경기가 20여분 늦게 미뤄지면서 장민재 대신 선발로 투입됐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심수창 본인도 오늘 경기 나가는지 몰랐을 것이다"며 웃은 뒤 "좋을 때 폼이 나왔다. 밸런스를 잡기 위해 멈춤 동작을 연습했는데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정민태 투수코치도 "포크볼이 좋았고, 제구가 잘 됐다"고 흡족해했다. 다음은 심수창과 일문일답.
- 라쿠텐 타선을 노히트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첫 경기는 컨디션 위주였다면 오늘은 변화구를 많이 섞어 제구 위주로 실전처럼 던졌다. 라쿠텐에도 주전 선수들이 몇 명 들어와 있어 긴장하고 던졌다. 그동안 경기에 잘 나가지 않았는데 감독님과 함께 밸런스 잡는 연습을 한 효과가 있었다."
- 중간에 변칙 투구처럼 멈췄다 던지기도 했는데.
"감독님이 원하시는 대로 공을 던질 때 중간에 한 번 섰다 던져봤다. 타자에게 혼란을 주려는 변칙 투구는 아니다. 투구 밸런스를 잡기 위해서인데 괜찮은 것 같다. 커브나 포크볼 제구도 잘됐다."
- 최고 구속 142km로 작년 이맘때보다 좋은 듯하다.
"작년보다 완전히 빨라졌다. 작년에는 인플루엔자로 중간에 2주 정도 쉬었다. 급하게 다시 몸을 만들고 던지니 134km밖에 나오지 않았다(웃음). 올해는 그런 변수 없이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 한화 캠프 2년차인데 어떤 차이가 있는가.
"작년에는 처음 보는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1년을 같이 해봤으니 그런 걱정은 없다. 올해 투수들이 다들 좋아졌다. 프로 15년차인데 14년 동안 경쟁했으니 또 경쟁해야 한다. 프로는 경쟁이다. 매년 엔트리 경쟁이 치열한데 선수라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것이다."
- 투수들이 강해졌다고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배)영수나 (안)영명이가 부상에서 돌아왔고, 외국인 투수들도 강한 선수들이 왔다. 제대로 로테이션 돌아가면 작년보다 훨씬 좋아질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팀에 펑크가 나는 자리에서 도움이 되고 싶다. 어느 자리든 묵묵하게 던지겠다."
- 작년은 인플루엔자, 손가락 물집으로 1군 스타트가 늦었다.
"20일 정도 늦게 합류했다. 몸이 안 돼 있어 힘들었다. 첫 경기 (4월19일) 롯데전은 워낙 안 좋으니 변화구로만 던졌다. 1구, 1구 긴장하고 던지다 보니 결과가 좋았다. 그때 팀이 연패 중이라 오자마자 삭발을 했다(웃음). 올해는 작년과 달리 개막전부터 시작하고 싶다. 개막전에 나갈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