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합니다~", "최강한화!"
지난 1일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 제2구장. 한화와 라쿠텐의 연습경기기 열린 이날은 날씨가 잔뜩 흐렸다. 경기시작 1시간 전쯤부터 비가 쏟아졌고, 뒤늦게 시작된 경기 중에도 비가 흩날렸다.
궂은 날씨에도 3루측에는 한화 유니폼을 입고 모자를 쓴 한국팬들이 찾아왔다. 지난달 28일 3박4일 일정으로 들어온 한화 스프링캠프 팬투어 참가자들이었다. 30여명 안팎의 팬들이 홍창화 응원단장의 주도아래 경기 내내 선수들의 응원가와 응원 구호를 부르며 힘을 불어넣었다. 비 때문에 우비를 입은 팬들도 있었지만 응원 열정은 막을 수 없었다.
야구 열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일본팬들을 압도하는 응원 소리였다. 한화가 득점을 올릴 때에는 '나는 행복합니다' 응원송이 나왔고, 8회에는 '최강한화' 육성응원과 동작까지 이어졌다. 일본팬들도 신기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한화팬들의 쉼 없는 응원에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오키나와 1차 캠프에서 치른 9차례 연습경기에 8패1무로 부진했던 한화였지만 이날 경기력은 달랐다. 선발 심수창이 3이닝 무실점 노히트 쾌투를 했고, 타선도 6회 집중타로 3득점을 선취했다. 7회 송광민의 결승 2루타, 8회 김원석의 쐐기 솔로 홈런까지 터졌다. 9회 무사 만루 위기에선 긴급 투입된 이동걸이 실점 없이 경기를 끝냈다. 승리 후 기분 좋게 팬들과 단체로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그라운드와 가까운 캠프 경기장 특성상 팬들의 응원 열기는 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한화 베테랑 투수 이재우는 "우리 팬들의 응원이 대단하다. 팬들의 기운으로 이길 수 있었다"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임시 주장을 맡고 있는 송광민도 "육성 응원 최고였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최고 열정을 자랑하는 한화팬들답게 일당백이었다. 김성근 감독도 "팬들의 응원으로 모처럼 이겼다"고 기뻐하며 팬들에게 인사했다. 삼일절을 맞아 일본팀을 꺾고 캠프 첫 승을 거둔 한화의 팀 분위기도 상승 계기를 맞았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