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브 위력↑’ 박세웅, 무르익는 10승의 꿈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02 07: 15

“이제는 그러려니 해요. 신경 안 써요”
롯데와 한화의 연습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던 지난달 26일. 최근 유독 ‘비’와 인연이 잦은 롯데 우완 박세웅(22)은 또 한 번 비와 마주했다. 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것에 이어 경기 전까지도 폭우가 내리며 일정이 취소된 것. 일정이 꼬여 성가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박세웅은 대수롭지 않은 듯 곧바로 실전을 대체할 불펜 피칭을 위해 연습장으로 향했다.
박세웅은 세찬 비를 뚫으며 1구 1구에 신경을 쓰며 공을 던졌다. 그렇게 60개의 공을 던진 박세웅은 후련한 표정이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해 치료에 전념해야 했던 박세웅은 “발가락 상태는 좋다. 정상 피칭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재 몸 상태도 좋은 편”이라고 웃었다.

박세웅은 롯데 선발진의 미래이자, KBO 리그를 통틀어 가장 돋보이는 영건 선발투수다. 2015년 2승을 거뒀고, 풀타임 선발로 뛴 지난해에는 27경기에서 139이닝을 던지며 7승12패 평균자책점 5.76을 기록해 가능성을 재확인했다. 다소 기복이 있는 모습은 아쉬웠지만 향후 성장을 위한 좋은 발판이 됐다는 게 박세웅 자신과 구단의 생각이다.
그런 박세웅은 도약을 노린다. 풀타임 선발로 한 시즌을 뛰며 경험을 쌓았고, 이제 서서히 야구에 눈을 떠가고 있다. 박세웅은 빠른 공과 빠른 슬라이더를 잘 던진다. 다만 구속차가 크지 않아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다소 고전하는 양상이 있었는데 그 해결책으로 커브를 집어 들었다. 마침 현역 시절 ‘커브의 왕자’였던 김원형 수석코치가 팀에 합류하며 탄력이 붙었다.
박세웅은 “커브를 원래 던지기는 했었는데 제구가 잘 안 돼 많이 쓰지 못했다”고 돌아보면서 “오늘도 피칭을 했는데 평소보다 잘 됐다. 기복 없이 잘 던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신 포인트를 잘 생각하고, 일정한 밸런스에서 마지막 순간 힘을 주는 훈련을 많이 했다. 코치님께서 ‘포수를 끝까지 보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그 부분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반적으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박세웅이 완급조절용 커브까지 갖춘다면 10승 이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타자와의 수싸움도 점차 노련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박세웅도 장기적으로 보고 던지는 구종들의 완성도를 높여간다는 생각이다. 스스로도 지난해보다 더 나은 시즌을 다짐하고 있고, 그에 걸맞은 더 나은 몸 상태로 전지훈련을 보내고 있다.
김원형 수석코치도 이런 박세웅의 성장이 흐뭇하다. 김 코치는 “박세웅은 앞으로 15년~20년을 더 던질 투수다. 커브나 다른 부분이 올해 잘될 수도 있지만, 안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계속 시도해야 한다. 커브가 만들기 제일 어려운 구종이기는 하지만 타이밍을 뺏기 좋은 구종이기도 하다.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이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롯데 선발진은 올해 곳곳에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황. 그 물음표를 지울 토종 선봉장으로 손꼽히는 박세웅은 2일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첫 실전에 나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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