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파이어볼러인 윤규진(33)은 프로 15년차인 2017년 중대한 갈림길에 선다. 그간 주로 불펜에서 뛰어왔던 윤규진이지만, 올해는 선발 전향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윤규진도 “지금까지 전지훈련은 모두 불펜으로 준비를 했었다. 선발로 시즌을 준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의지를 숨기지 않는다. 한화는 현재 외국인 선수 두 명(오간도·비야누에바)의 뒤를 이을 국내파 선발로 이태양과 윤규진이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규진은 캠프 초반부터 좋은 공을 던지며 김성근 감독의 칭찬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프로통산 359경기에 나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윤규진이다. 중간에서도 뛰어봤고, 마무리투수로도 뛰었다. 선발 경험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프로 경력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무게 중심은 뒤에 있었다. 첫 투수로 나서는 것이 아직은 낯설다. 윤규진도 이를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성공적인 선발진 안착을 위해 몇몇 변신을 시도 중이다. 오키나와와 미야자키 캠프에서도 이를 중점적으로 가다듬는다는 생각이다.
우선 당연히 투구수를 늘려야 한다. 많아도 30~40개를 던지는 불펜에 비해, 선발은 언제든지 100구 이상을 투구할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한다. “선발다운 선발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윤규진이 가장 먼저 넘어야 할 산이다. 윤규진은 “오키나와에서 피칭을 많이 했다. 또한 빠른 공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불펜에서는 전력투구가 가능하지만, 선발은 기본적으로 빠른 공의 스태미너가 필요하다. 일단 많이 던지며 가다듬고 있는 것이다.
템포 등 세심한 부분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윤규진은 “선발답게 던지려면 템포나 폼을 더 빠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보다는 동료들을 생각한 변신이다. 윤규진은 “구위나 제구 신경은 당연한 일이지만, 내가 선발로 나가 느린 템포로 공을 던지면 동료 야수들이 지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비 시간을 최대한 짧게 줄여주려는 시도다. 어느덧 선발로서의 마음가짐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윤규진은 “몸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번 캠프를 치르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점 중 하나가 통증이 없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다 좋다”고 자신하면서 “우리 팀에 우완 투수들이 많으니 당연히 경쟁이 많이 이뤄질 것이다. 팀을 생각하면 그런 부분도 필요한 것 같다. 올해는 성적이 나야 한다. 팬들이 만즉하실 수 있는 성적을 내기 위해 나부터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선발 카드’ 윤규진이 한화 마운드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