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 먹어라!"
KBS 2TV 수목드라마 '김과장'이 불의에, 팍팍한 현실에 시원한 사이다 엔딩으로 과감하게 '엿'을 던졌다. '삥땅'의 대가로 TQ그룹에 한몫 챙기러 들어왔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성격으로 이미 원래의 목적은 잊은지 오래.
'김과장'의 백미는 매회 안방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유쾌상쾌통쾌 사이다 엔딩. 나쁜 놈 잡는 '꼴통' 김과장의 엔딩은 현실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답답한 드라마 속 스토리의 소화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본방사수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김과장 속 '사이다 엔딩'을 정리했다.
#김과장의 분노란 것이 폭발했다…"어지간히 좀 하지?"
김성룡(남궁민 분)은 빙판에 미끄러져 전 경리과장의 부인(전익령 분)을 돕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의인으로 등극했다. 4회에서는 경호팀에게 봉변을 당한 경리과장의 부인과 윤하경(남상미 분)을 본 김성룡의 '의인 본능'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고만근(정석용 분)은 서안장룡 관계자들이 방문한 회사에 소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경호팀에게 "위험인물이니 잡아둬"라고 경호팀에게 지시하고, 경호팀은 전 경리과장 부인과 윤하경을 끌고 가려 한다. 이를 본 김과장은 "숨겨왔던 나의 야성을 자극하네. 어지간히 좀 하지?"라고 주먹을 날린다. 자신에게 이득이 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의 일에 결코 끼어들지 않는다는 김성룡 삶의 원칙이 완전히 깨진 순간이었다.
회생안 중간보고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경리부 해체 조건을 폭로하는 서율(이준호 분) 앞에서 분노한 김성룡은 다시 한 번 "어지간히 좀 하라"고 분노한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김성룡에게 서율은 "상관한테 말하는 싸가지 좀 보게"라고 불쾌해하고 김성룡은 지지 않고 "내가 뭐라 그랬는데"라고 맞선다. 불의에 맞서 "어지간히 하라"고 맞서는 김성룡의 일갈은 사이다처럼 시원했다.
#안마의자와 함께 등장! '성룡이 왔어요'
7회는 제 2대기실로 대기 발령이 난 김성룡의 반격으로 마무리됐다. 제2대기실은 해고 직전의 직원들이 온갖 모멸감을 견뎌야 하는 곳이었다. 김성룡과 함께 이곳에 머무르던 오부장은 "22년을 이 회사에서 일했지만 이제는 내게 지옥만이 남았다. 내 인생이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자살을 시도하려 한다.
건물 난간에 아슬아슬 서 있던 오 부장에게 김성룡은 "남의 돈 먹고 죄책감 없이 잘 사는 놈들도 있는데, 왜"라고 눈물 섞인 일침을 날리며 그의 자살을 막아낸다. 결국 오 부장은 회사에 사직서를 낸 후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고 "끝까지 버텨달라"고 김성룡에게 당부한다.
오 부장의 당부처럼 김성룡은 유쾌한 버티기로 오히려 회사의 뒷통수를 친다. "오부장은 사직서 냈고, 김성룡도 안 나올 모양"이라고 자리를 정리하던 그때, 김성룡은 그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출근한다. 그것도 커다란 안마의자와 함께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버티기'를 선언한 김성룡이 반전 엔딩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진격의 김성룡 "TQ택배, 제가 한 번 살려보겠습니다"
박현도(박영규 분)와 서율(이준호 분) 등 사측은 구조조정을 선언하고, 장유선(이일화 분)은 이를 막기 위해 TQ택배 회생을 위한 회생안을 만들 TF팀을 조직하려 한다. 그러나 장유선이 TF팀의 주축이라 생각했던 김성룡은 사직서를 내고 회사를 떠난다.
박현도는 "장 대표의 생각은 너무 위험하다"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하고, 조민영(서정연 분)은 "일개 경리부가 어떻게 그렇게 큰일을 맡느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 순간 김성룡이 나타나 "TQ 택배, 제가 한 번 살려보겠다"고 선언한다. 김성룡은 "회생안 만들어보겠다. 구조조정이 필요없는 회생안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내며 극의 반전을 예고한다.
#김성룡, 이보다 더 통쾌할 수는 없다 "엿 드세요"
회생안 중간보고가 실패하면서 경리부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그러나 김성룡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제 혼자라고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김성룡은 위기의 순간,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양아치는 양아치로 상대해줘야지"라고 가장 김성룡다운 반격을 선언한 김성룡은 기지를 발휘해 경리부가 다시 모이기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해 나간다. 서안장룡을 만난 서율이 "회생안은 실패했다"고 모든 상황을 정리하려는 순간, "엿 드세요"라는 말과 함께 등장한 김성룡. 김성룡은 "구조조정 없는 회생안으로 가기로 했다"고 말하고, 서율은 "장유선 대표는 이제 힘이 없다"고 김성룡을 비웃는다. 그러나 김성룡은 "박현도 회장님 지시인데, 박.현.도. 디투더오"라고 약을 올리며 서율을 경악케 한다. 김성룡다워서 더욱 시원했던 사이다 반격, 진정한 승부가 시작됐다. /mari@osen.co.kr
[사진] KBS 2TV '김과장'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