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기두가 어제(1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에 대해 "재미있게 봐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기두는 2일 오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어제 방송 후 포털 사이트를 아직 안 보고 있다. 지금 이 상황이 처음이라 그런지 굉장히 쑥스럽다.(웃음)"며 "이제는 주신 사랑에 보답해드려야 하는 입장인 것 같다. 앞으로도 연기자로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다시 한 번 정말 감사하다"고 이 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어머니가 방송보고 좋아하셨을 것 같은데 어떤가.
어머니는 저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계신다. 등록금이 비싸서 4년제 대학에 가지 못했는데, 어머니에게는 가장 큰 마음의 짐으로 남으신 것 같다. 어제 방송을 보고 연락 드렸더니 정말 좋아하시면서 굉장히 미안해 하셨다. 이제 행복한 일만 남았다고, 앞으로도 변치 않고 연기에 매진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어머니가 우시더라.
-쉽지 않은 고백을 선뜻한 이유는.
'라디오스타' 작가분들로부터 힘들었던 적이 있었냐는 질문을 받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어머니 이야기였다. 언젠가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모님께 정말 감사하다고, 너무 속상해하시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
-20년간 활동해왔는데 ‘라스’에서 예능감을 인정받은 것 같다.
사실 저 스스로는 제가 말을 잘하는지, 예능감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웃음)그냥 물어본 질문에 충실히 답하고, 다같이 즐겁게 시간을 보냈는데 MC분들이 잘 리드해주셔서 그런지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
-또 다른 예능에 출연하고 싶은 곳이 있나.
좋아해서 한 번 출연해보고 싶었던 예능이 있다. '정글의 법칙', '1박 2일' 그리고 '비디오 스타'다. 언제든지 불러만 주시면 달려가겠다.(웃음)
-김국진, 윤종신, 김구라, 규현 등 4MC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나.
그렇다. 워낙 즐겁고 좋은 분위기로 촬영이 이루어졌다. 사실 첫 지상파 예능이라 많이 떨렸는데, 좋은 분들 덕분에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감사하다.
-많은 캐릭터를 해봤지만 특히 앞으로 맡아보고 싶은 욕심나는 캐릭터.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드라마에서 워낙 남자 연기자들과 많이 연기를 했다. '또 오해영'의 에릭 씨나 음향팀의 허정민, 조현식, 최준호 씨, 그리고 이번 '도깨비'에서도 이동욱 씨와 함께 했다. 물론 굉장히 재미있고 즐거웠지만, 한 번쯤은 여자 연기자와 연기를 해보고 싶다. 시청자가 미소 지을 수 있는 예쁘고, 재미있고, 보기만해도 행복해지는 그런 커플을 보여드리겠다. 사실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해본 적이 없다.
-배우로서의 욕심과 꿈은.
배우라는 직업을 굉장히 좋아한다. 좋아해서 오래할 수 있었다. 시청자분들께 사랑 받는 배우가 된다는 게 가장 힘든 것 같다. 그래서 지금 주신 사랑을 잊지 않고, 앞으로도 꾸준하게 사랑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항상 소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 또 평생 연기할 수 있는, 주어진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지금처럼 언젠가 진심은 통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기두는 이날 방송의 재미를 책임진 1등 공신이었다. 한 번 들으면 잘 잊히지 않는 자신의 이름에 대해 “영화 ‘가루지기’ 미팅에서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는데 바로 캐스팅이 됐다. 캐릭터 이름도 기두로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에피소드는 한층 재미를 더해갔다. 그는 “동생이 초등학생일 때 제 데뷔용 프로필 사진을 찍어 준 적 있다. 팬티를 입고 상의만 갈아입으며 찍었는데 나중에 사진을 보니 하반신만 나왔다”고 밝혀 모두에게 웃음을 안겼다.
김기두는 또 “연극에서 겨드랑이 사이로 칼을 찔러야 하는데 배에 찔렸다. 죽은 척 하다 너무 아파서 살짝 만져봤다. 근데 관객 중 한명이 ‘어머 살아있다’고 외쳤다”며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찔렸다. 상대 배우를 보니 동공이 엄청 흔들리고 있었다”고 연극배우 시절 에피소드를 쏟아냈다.
이날 대학 등록금과 얽힌 사연으로 감동까지 선사했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워 등록금을 낼 수 없었다. 그런데 이 사연을 알게 된 어머니 동료 직원들이 돈을 모아 빌려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불 꺼진 복도에서 어머니가 ‘기두야’라고 부르며 달려오는 모습이 눈감으면 아직도 선하다. 그런데 어머니도 그 날의 내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 말해 스튜디오를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1998년 데뷔한 김기두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도깨비’에 출연했으며 ‘또 오해영’ ‘당신만이 내사랑’ ‘정도전’ ‘왕가네 식구들’ ‘불멸의 이순신’ 등의 드라마와 ‘가루지기’ ‘백만장자의 첫사랑’ ‘불후의 명작’ 등의 영화에 출연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