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은 소신발언과 청소로 유명하다. SNS나 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얘기하고 결벽에 가까울 정도로 청소를 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그리고 허지웅의 이런 모습에 반감을 가지고 보는 이들이 있긴 하지만 허지웅은 이유가 있어서 하는 말이고 행동이었다. 물론 지난 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 방송을 보고 나서도 허지웅이 여전히 ‘싫은’ 사람이 있겠지만 이날 방송은 허지웅이 온전히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오해가 풀린 부분도 분명 있었다.
허지웅이 ‘말하는대로’에서 한 얘기는 소신발언과 좋은 어른, 그리고 청소였다. 허지웅은 먼저 청소에 대해 “처음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것에 대한 강박이 있다. 나이 먹을수록 느끼는 건데 처음 상태로 돌릴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청소를 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19살 이후로 혼자 살았다. 고시원에서 살았는데 거기를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어차피 내가 몸으로 닦아야 한다. 그러니까 깨끗하게 했고 집을 이사해도 청소습관이 그대로 있다”고 고백, 허지웅이 청소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아무래도 허지웅의 SNS나 방송에서 하는 말이 항상 논란이든 호평이든 화제가 되고 있어 MC 유희열도 “허지웅의 버스킹이 기대 반 걱정 반 되는 게 있다”고 했다. 허지웅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대로 싫어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
허지웅은 “모두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의견을 말하고 살 거면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게 낫다. 그건 솔직한 의견이 아니다. 솔직한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면 반대는 따를 수밖에 없다. 의견을 말하고 살고 싶다면 감당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말하는 허지웅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그리고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었다. 하하는 “이런 79년생은 처음 봤다”며 감탄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리고 허지웅은 ‘좋은 어른’에 대해 얘기할 때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허지웅은 “살아오면서 운이 나쁘게도 좋은 어른들을 만나지 못했다. 아버지도 집안 사정으로 일찍 내 곁을 떠났고, 19살 이후부터는 내 삶을 내가 책임져야 했다”고 밝혔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믿었던 부장이 직원들의 월급을 가지고 도망치면서 좋은 어른에게 배신당하고 학비 때문에 처음으로 전화한 아버지에게 외면당해야 했다.
‘좋은 어른’을 만나지 못하고 살아온 허지웅은 인생 영화 ‘록키’를 본 후 자신이 후세에 남길 수 있는 것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그러면서 “나이 들어 내가 하나마나한 글을 쓰거든 내 뒤통수를 때려 달라”라고 말했다.
우리가 허지웅에게 오해하고 있었던 점, 그리고 새로운 점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말하는대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