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은 사실 적이 많은 사람이다. 아무래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말하는 사람이라 그의 의견을 부정하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허지웅이 논란에 휩싸일 때도 있긴 하지만 그가 누군가에겐 ‘좋은 어른’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그를 ‘좋은 어른’으로 삼고 있을 수 있다는 것. 누군가는 허지웅이 어떠한 한 현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법, 의심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걸 배울 수도 있고, 열심히 글을 쓰고 책을 내고 사람들과 생각을 공유하는 법을 배울 수도 있을 듯하다.
지난 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서 허지웅은 MC 유희열이 “허지웅의 버스킹이 기대 반 걱정 반 되는 이유가 있다”며 “허지웅의 말을 동의하는 분들도 있지만 굉장히 싫어하는 분들도 있다. 논란의 대상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허지웅은 “모두에게 동의를 구할 수 있는 의견을 말하고 살 거면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게 낫다. 그건 솔직한 의견이 아니다”며 “솔직한 의견을 표현하고 있다면 반대는 따를 수밖에 없다. 의견을 말하고 살고 싶다면 감당을 하고 살아야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 것. 허지웅의 모습을 보고 분명히 용기를 얻고 배우는 사람이 있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허지웅은 ‘좋은 어른’에 대해 얘기했다. 허지웅은 “내가 고민하는 건데 나는 운이 없어서 좋은 어른들을 많이 못 만났다. 좋은 어른에 대한 갈망이 있었다. 어린 시절 멘토가 절실했다”며 버스킹을 시작했다.
허지웅은 자신의 인생에서 ‘좋은 어른’의 부재는 있었지만 가장 힘든 시기에 다행히 ‘인생 영화’를 만나 지금의 허지웅이 있을 수 있었다.
허지웅은 “아버지가 집안 사정상 집에 없었다. 19살 이후로 혼자 힘으로 살아야 했다. 아르바이트도 3개하면서 학비, 등록금, 생활비, 집세를 마련해서 살았다”며 “텔레마케터를 하며 좋은 부장님을 만났다. 그 분은 청년 세대에 대한 연민도 있고 자신의 경험을 얘기해줘서 ‘좋은 어른이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했다”고 했다.
그런데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직원들의 두 달치 월급을 가지고 사라졌다는 것. 허지웅은 “나중에 부장님을 만났는데 ‘너도 나이 먹으면 이렇게 될 거야’라고 했다”며 당시 끔찍했다고 했다.
허지웅은 힘든 시절 위로가 돼준 영화 ‘록키’ 얘기를 하면서 “내 온전한 힘만으로 이뤄낸 경험을 다음 세대에 줄 수 있는 게 근사한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내게는 그 답이 글쓰기였다. 키보드를 칠 힘만 있으면 끝까지 쓰겠다. 다음 세대에 좋은 어른으로 기억되면 좋겠다”고 털어놓았다.
허지웅을 누군가는 싫어할 수 있겠지만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허지웅. 누군가에는 분명 ‘좋은 어른’인 듯하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말하는대로’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