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두, 본명입니다"
tvN의 아들까지는 아니더라도 조카쯤은 되는 배우 김기두가 MBC를 접수했다. 1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나와 웃음과 감동, 재미와 눈물까지 선사한 것. 감초 역할로 TV와 영화는 물론 연극 무대까지 장악했던 그가 드디어 제대로 빛을 보고 있다.
수원과학대학 방송연예과 출신인 김기두는 올해로 데뷔한 지 19년이 된 베테랑 급이다. 데뷔 초부터 조연과 단역을 가리지 않고 연기에만 집중했고 '불멸의 이순신', '루루공주', '대왕의 꿈', '왕가네 식구들', '정도전' 등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팔색조 연기를 펼쳤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지난해 '로코' 신드롬을 일으켰던 tvN '또! 오해영'에서 김기두는 남자 주인공 박도경(에릭 분)과 함께 일하는 기태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코믹하면서 맛깔스러운 그의 연기는 '또! 오해영'을 보는 또 다른 재미였다.
그의 연기는 tvN 드라마의 트렌디한 컬러와 잘 맞물렸다. 김기두는 이후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찬란하고 쓸쓸하신 도깨비'에서 이동욱과 함께 차진 저승사자 연기를 펼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유의 표정 연기와 심드렁한 대사 처리는 저승사자 신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또! 오해영' 송현욱 감독과 인연으로 그는 tvN '내성적인 보스'에서 카메오로 출연했다. 지난 2회에서는 남자 화장실에서 코믹한 표정 연기를 보였고 3회에서는 짜장면 배달부로 등장, 짧은 순간에도 시선을 강탈했다. 어느새 믿고 보는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한 그다.
김기두는 오랫동안 무명 배우로 연기 한 길만 걸었다. 그의 진가를 송현욱 감독이 알아봤고 김기두는 '또! 오해영'을 시작으로 '도깨비'에 '라디오스타'에서까지 자신의 매력을 200% 발휘했다. 방송이 끝난 다음 날인 2일까지도 그의 이름은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를 장악하고 있다.
서현진과 같이 소화제 광고를 찍고 이동욱과 맛깔나는 콤비 연기를 뽐냈던 그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이젠 '또! 오해영 걔'가 아닌 배우 김기두 이름 석 자로 '대세' 반열에 들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