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마우어~"
미네소타의 간판 스타 조 마우어(34)는 시범경기 초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박병호(31)의 숨은 조력자였다.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초청 선수라는 달라진 신분으로 2017시즌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초반 많은 출장 기회를 잡았고, 빠른 직구를 때려 홈런 2방을 터뜨리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마우어의 의도하지 않은 배려(?)가 있었기에 박병호는 초반 많은 타격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마우어는 2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전에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출장했다. 이날 2번 1루수로 출장해 1타수 무안타 1볼넷 후 교체됐다.
마우어는 캠프 초반에 일찌감치 3월 1일까지는 시범경기에 출장하지 않을 계획을 밝혔다. 마우어는 "올해 WBC 대회로 인해 시범경기 일정이 길어졌기 때문에 초반에는 경기에 나서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WBC로 인해 시범경기는 2월 25일부터 시작돼 3월말까지 이어진다. 미네소타는 35경기를 갖고 볼티모어는 34경기, 디트로이트는 38경기나 치르는 일정이다.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마우어는 13년차 베테랑이다. 알아서 준비하는 선수다. 그리고 그에게는 무엇보다 시범경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는 4월 4일 캔자스시티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팀 간판 스타에 대한 예우다.
마우어가 초반 5경기에 결장한 덕분에 박병호를 포함한 1루수, 지명타자 자원들에게 출장 혜택이 돌아갔다. 현재 미네소타 캠프에서 1루수(지명타자) 자원은 마우어를 비롯해 박병호, 케니 바르가스, 벤 폴센, 맷 헤이그(3루수도 가능) 등이 있다. 박병호, 폴센, 헤이그는 모두 초청 선수다.
박병호는 2일 피츠버그전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캠프 초반 4경기 10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폴센은 5경기 11타수 2안타(0.182) 1타점이다. 2일 피츠버그전에 3루수로 선발 출장한 헤이그는 4경기 9타수 4안타(0.444) 3타점을 기록 중이다. 3명 모두 팀내 시범경기 타석 수에서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마우어는 팀 훈련 때 캐치볼을 할 때면 박병호와 짝을 이뤄 서로 공을 주고받는 등 신분이 달라진 박병호와 변함없이 잘 지낸다. 마우어는 지난해 박병호의 입단 때 "어떻게든 박병호를 돕겠다"고 했고, 시즌 초반 부진할 때도 "박병호에게 적응할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박병호는 잘 될 것이다. 학습 속도가 빠르다"는 말로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2일부터 마우어가 1루수로 출장하면서 박병호를 비롯해 초청 선수들의 타격 기회가 조금씩 줄어든다. 하지만 며칠만 지나면 또 좋은 일이 생긴다.
오는 7일 지명타자 경쟁자인 바르가스가 WBC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캠프를 떠나기 때문이다. 바르가스는 푸에르토리코 대표로 WBC에 참가한다. 푸에르토리코는 멕시코, 베네수엘라, 이탈리아와 함께 D조에 속해 3월 10일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주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orange@osen.co.kr
[사진 위] 1루 수비 훈련 중인 조 마우어(왼쪽)와 박병호. [사진 아래] 1루 포지션에 나란히 선 박병호(왼쪽)와 케니 바르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