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아카데미'의 갑질? 직원 해고가 만사인가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02 15: 49

모든 게 직원 잘못? 아카데미 시상식 역사상 최악의 오점을 남긴 올해 행사는 그 해결 방식에서도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아카데미 측이 이번 시상식 사고의 책임을 물어 담당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의문 속에 마무리됐다. 당초 올해의 작품상의 주인공으로 영화 ‘문라이트’가 결정됐지만 수상자 집계 담당자의 호명 실수로 ‘라라랜드’가 무대에 오르게 됐기 때문. 곧바로 번복됐지만 희비가 엇갈리면서 양측 모두 씁쓸함을 맛봐야 했다.
이날 작품상으로 호명된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렐레 감독과 제작자는 무대 위에서 수상소감을 남겼지만, 다시 ‘문라이트’의 배리 젠킨스 감독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아카데미 시상식에 부끄러운 오점을 남긴 것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개표 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다국적 회계감사기업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 측은 사건 발생 후 성명서를 통해 “‘문라이트’, ‘라라랜드’,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을 지켜본 모든 시청자들에게 작품상 발표 과정에서 벌어진 실수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상자가 잘못된 부문의 봉투를 전달받았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즉각적으로 바로잡았다.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3일 만인 1일(현지시각) 아카데미 위원회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의 브라이언 컬리넌과 마르타 루이즈와 더 이상 일하지 않겠다는 사실이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알려졌다. 아카데미 위원회 셰럴 분 아이작 회장이 호명 실수를 한 두 명의 직원과 다신 오스카와 일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일했지만 실수를 용서하지 않고 단박에 해고를 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성과주의가 느껴진다.
아카데미는 자신의 명예에 먹칠을 한 담당자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해고’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미국식 성과주의는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우수한 제도이지 성과에 집착하는 부작용도 있다. 향후 이 같은 실수가 반복될 일은 없을 것 같다./ purplish@osen.co.kr
[사진] 아카데미 홈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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