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신한이 어쩌다’ 김연주가 본 왕조의 몰락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7.03.03 06: 02

통합우승 7연패에 빛나는 '레알신한'은 이제 옛말이 됐다. 
인천 신한은행은 2일 오후 7시 인천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생명 2016-17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서 구리 KDB생명을 65-59로 물리쳤다. 공동 4위 신한은행(13승 21패)은 4일 KEB하나(13승 21패)와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정규리그 최하위는 면하게 됐다. 6위 KDB생명(12승 22패)은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됐다. 
신한은행이 정규리그 최하위에 머문 것은 2004년 창단 후 딱 한 번이다. 신한은행은 2005년 겨울리그서 6개 구단 중 최하위에 그쳤다. 당시 멤버 중 남아있는 선수는 김연주와 최윤아뿐이다. 한채진도 신한은행 멤버였으나 현재 KDB생명에서 뛰고 있다.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마친 김연주와 만났다.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이었다. 그는 “많은 경험을 한 시즌이었다. 플레이오프 결정이 안 났다.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경기를 한지 오래됐다. 휴식기 후 계속 상승세를 탈거라 생각했다. 마음이 앞서 경기력이 무너졌다. 인천에 팬들이 많이 생기셨는데 마무리를 잘하고 싶다”며 웃었다. 
간신히 꼴찌를 면하긴 했지만 신한은행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는 시즌이었다. 신한은행은 2006년 여름리그를 시작으로 통합 7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올 시즌 우리은행이 통합우승에 성공한다 해도 통합 5연패로 신한은행에 못 미친다. 신한은행은 나가면 늘 우승이었다. 이런 신한은행이 최하위로 떨어지는 것은 누구도 상상 못한 일이다. 
신한은행은 항상 멤버도 화려했다. 신한은행은 한국농구 레전드 전주원, 정선민을 비롯해 최윤아, 하은주, 김연주, 이연화, 강영숙, 김단비, 곽주영, 김규희에 이르기까지 국가대표들이 즐비했다. ‘레알신한’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화려한 선수구성 때문이었다. WKBL이 외국선수제도를 재도입한 것도 신한은행의 독주를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 
김연주는 “내가 프로에 와서 제일 많이 뛰었는데 성적이 나지 않아 속상하다. 집중을 해야 하는데 안 돼서 속상했다. 팬들 얼굴이 자세히 보였다. 한 경기만 생각했다”고 올 시즌을 돌아봤다.  
신한은행은 2013-15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우리은행의 유일한 대항마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시즌 정규리그 5위에 그치며 위기를 맞았다. 주축 최윤아가 장기부상에 빠지며 곽주영과 김단비에게 너무 큰 짐이 주어졌다. 
김연주는 신한은행의 산증인이다. 그는 “내가 뛰면서 플레이오프를 탈락한 것은 처음이다. 12년 전에는 내가 신입생이라 거의 뛰지 못했다. 힘들기도 하다”고 토로했다. 
비록 플레이오프는 좌절됐지만 잃기만 한 시즌은 아니었다. 김연주는 “입단하고 항상 우승하고 승수가 많았다. 이기는 게 너무 당연했다. 1승의 기쁨은 없었다. 이기는 게 당연하고 지면 안됐다. 올 시즌 우리은행을 이겼을 때 정말 기뻤다. 1승의 소중함을 알았다. 올라가는 팀으로서 1승 할 때마다 기뻐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중에 승수를 많이 쌓더라도 이 기분을 기억하고 싶다. 당연한 승리는 없다”고 다짐했다.  
신한은행은 다음 시즌 부활할 수 있을까. 김연주의 어깨가 무겁다. 그는 “고참으로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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