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로 했던 플레이오프는 좌절됐다. 하지만 초보감독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시즌이었다.
인천 신한은행은 2일 오후 7시 인천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생명 2016-17 여자프로농구 7라운드서 구리 KDB생명을 65-59로 이겼다. 공동 4위 신한은행(13승 21패)은 4일 KEB하나(13승 21패)와 최종전 결과에 따라 4위 또는 5위를 차지하게 된다.
비시즌 신기성 감독을 선임한 신한은행은 재도약에 나섰다. 구단은 초보감독에게 3년 계약을 안기며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신한은행은 올 시즌에도 봄농구를 하지 못하게 됐다.
외국선수 선발에 실패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신한은행은 1순위로 모건 턱, 2순위로 아둣 불각을 각각 영입했다. 하지만 모건 턱은 신한은행에 합류하기도 전에 왼쪽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을 당했다. 신한은행은 알렉시즈 바이올레타마를 대체선수로 영입했다.
악재는 끊이지 않았다. 아둣 불각은 8경기서 8.5점으로 공격력이 기대이하였다. 결국 신기성 감독은 불각을 퇴출시키고 데스티니 윌리엄즈를 영입했다. 그러자 다른 쪽이 또 말썽이었다. 신 감독은 알렉시즈마저 기량미달로 퇴출시켰으나 대체선수 영입이 수월치 않았다. 결국 외국선수 한 명으로 버티던 신한은행은 맥컬리를 데려왔다. 잦은 선수구성으로 조직력은 엉망이 됐다.
에이스 김단비는 평균 15.1점을 넣으며 국내선수 득점 1위를 해주고 있다. 다만 다른 선수들이 받쳐주지 못했다. 최윤아, 윤미지, 김규희의 잇따른 부상으로 가드진이 붕괴된 것도 컸다. 결국 신한은행은 하위권을 기록했다. 그나마 꼴찌를 면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
신기성 감독은 “막상 감독을 해보니 쉽지 않았다. 외국선수 선발 실패가 가장 큰 타격이었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심는 것이 어려웠다. 올 시즌 부족한 것을 잘 파악해 다음 시즌에 대비하겠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한은행은 선수구성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김단비, 곽주영, 김규희, 최윤아 등 핵심전력들이 모두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다. 여자프로농구 특성상 타 구단 이적이 쉽지만은 않다. 그럼에도 이적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최윤아가 마지막 홈경기서 출전한 것은 희소식이다. 신 감독은 “마지막 홈경기라 본인이 뛰고 싶어 했다. 몸상태가 괜찮았다. 지역방어를 깨기 위해 경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김규희나 윤미지가 수비를 잘했다. 시즌 내내 세 가드가 뛰어줬다면 이런 성적이 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주요 FA선수들을 잡고, 김단비의 부담을 덜어줄 외국선수를 뽑아야 한다. 신한은행의 숙제다. 신기성 감독은 “가드진이 김단비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충실한 외국선수를 뽑는 것이 숙제다. 믿어주신 팬들과 구단 임직원분들에게 죄송스럽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