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새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31)가 첫 실전 등판을 마쳤다. 결과가 썩 좋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점은 수확이었다.
다이아몬드는 2일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동안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41개의 공을 던졌는데 이중 패스트볼이 31개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고 구속은 143㎞였다. 그 외 커브 7개(최고 124㎞), 체인지업 3개(최고 134㎞)을 던졌다.
사실 1회는 많이 흔들렸다. 연습투구 때부터 미국에서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푹신한 마운드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사람이 서 있기도 힘들 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모든 투수들이 악전고투해야 했다. 그 결과 바운드볼이 자주 나오는 등 제구에 애를 먹었다. 결국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공 1개, 그리고 폭투 1개가 나오며 2실점했다.
하지만 2회는 달랐다. 제구가 말을 들으면서 한결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땅볼유도능력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적절한 견제로 주자를 묶으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다이아몬드는 경기 후 “SK에서 치르는 첫 경기이다 보니 긴장해서 급하게 플레이 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아 아쉽다. 다만 2회에는 내 리듬과 밸런스를 찾아 안정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라면서 “내가 시험해보고 싶은 것과 확인해보고 싶은 것들은 해볼 수 있었던 점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다이아몬드의 투구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일단 유보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제구는 가능성에 비중을 뒀다. 한 해설위원은 “전체적인 글러브 움직임이나 팔이 넘어오는 동작이 콜 해멀스(현 텍사스)와 닮았다”라고 평가했다. 투구폼은 부드럽고 군더더기가 없다는 평가였다. 이 부분이 오히려 타자들에게는 타이밍 맞추기 편한 대목이 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인 딜리버리와 투구폼은 안정되어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다.
구속은 예상보다 더 나왔다는 반응이었다. 미국 시절 다이아몬드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약 89마일(143㎞) 정도였다. 그런데 이날 벌써 최고 143㎞를 던졌고, 대부분이 140㎞ 언저리에 형성됐다. “구속이 모든 것은 아니지만 KBO 리그에서 성공하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한다. 다이아몬드는 그런 측면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는 예상을 벗어날 가능성을 마련한 셈이다.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은 좋았다. 한 해설위원은 “커브는 각이 있고, 체인지업도 일정한 투구폼에서 잘 떨어지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구단 관계자 및 동료 선수들도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은 있는 선수”라고 입을 모은다. 때문에 관건은 패스트볼의 위력이 될 전망이다. 강속구 투수는 아니라 미국과는 다른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에 최대한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
다이아몬드도 이를 의식한 듯 “패스트볼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구종이기는 하지만 KBO 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다르다”라면서 “오키나와 캠프에서 몸쪽으로 좀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 부분을 캠프 기간 중 가다듬겠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자신의 성패를 가를 문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빠른 보완도 기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