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부랴부랴 고교 야구장 빌린 사연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3 06: 00

이순철 코치, "대표팀이 고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야 돼"
 한국 WBC 대표팀이 타격 연습을 마음껏 하지 못해서 걱정이다. 급기야 고등학교 운동장을 수소문에 나섰다. 
1일부터 WBC 조직위가 1라운드가 열리는 서울 고척돔 관리에 들어가면서, 엄격한 대회 운영으로 고척돔에서 배팅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대표팀은 2일 오후 7시 고척돔에서 상무와 평가전을 치렀다. 그런데 앞서 오후 2시 시작된 이스라엘-경찰청 경기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대표팀과 상무는 경기 전 배팅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WBC 조직위는 고척돔 그라운드에서는 수비 훈련만 할 수 있게 허락하고, 타격 연습은 지하의 실내 연습장에서 하도록 했다.
김인식 감독과 이순철 타격코치는 "실내 연습장에서 쳐봐야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조직위 결정에 따라야 했다.
대표팀은 WBC 조직위에게 평가전이 끝나고 난 뒤, 그라운드에서 배팅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결국 대표팀은 당초 3일 쉬려고 했으나, 고척돔에서 타격 훈련을 할 기회가 없어 정상 훈련을 실시하기로 변경했다. 김인식 감독은 "정해진 시간에만 고척돔에서 훈련을 할 수 있어 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월 11일 일본 오키나와 합숙 훈련을 시작한 이후 단 하루만 쉬었다. 귀하디 귀한 고척돔 훈련 시간을 위해 휴식을 포기해야 했다. 3일 대표팀의 훈련은 오전 10시~11시50분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우리 나라에서 1라운드를 개최하는데, 야구장을 편하게 쓸 수도 없다"며 "공식 훈련 시간 외에는 그라운드가 비어 있는데도 쓰지 못하게 한다"고 하소연했다.
결국 고등학교 야구장을 빌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순철 코치는 "이대호를 비롯해 몇몇 타자들이 배팅 시간이 부족하다며 고등학교 운동장을 빌려서라도 배팅을 치고 싶다고 하더라. 아무래도 조금씩 타격감에 불안한 게 있어서 연습을 하고 싶어하는데 운동장 섭외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모 고등학교에 부탁했더니, 사회인야구가 열려 오후에는 쓸 수 가 없다더라. 결국 선수들이 피곤하겠지만 오전에 가서 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4일 오후 7시 경찰청과의 저녁 경기에 앞서 오전에 고등학교로 이동해 타격 연습을 하기로 결정했다. 막판까지 날씨 변수도 있다. 김인식 감독은 "날씨가 좋으면 타자들이 가서 공을 치고 오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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