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타석 무안타' 최형우, 정말 부담감 때문일까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3 05: 50

6차례 평가전, 19타석 17타수 무안타 2볼넷
무안타 but 빠른 타구, 이제 칠 때 됐다
 한국 WBC 대표팀의 중심 타선이 시원스럽지 못하다. 특히 최형우(34, KIA)의 방망이는 평가전 무안타로 침묵 중이다. 6차례 연습 경기에서 19타석 17타수 무안타.

최형우의 부진이 현재로선 대표팀 타선에서 가장 큰 고민이다. 최형우는 김태균(35, 한화) 이대호(35, 롯데)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로 나서야 하는 타자다. 우타자 사이에서 4번을 친다면 우-좌-우로 지그재그 중심 타선을 만들 수 있다. 5번을 맡는다면 김태균, 이대호 뒤에서 타점 찬스를 맞이한다.
그러나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최형우는 대표팀이 치른 평가전에서 무안타 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팀의 일본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2월 19일 요미우리(3타수 무안타 1볼넷), 22일 요코하마(3타수 무안타)와의 평가전에서 못 칠 때는 크게 우려는 아니었다. 당시 대표팀 타선 전체가 첫 실전을 치르면서 방망이가 무디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쿠바,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점점 나빠졌다. 2월 25~26일 쿠바와의 2차례 평가전에서 3타수 무안타, 2타수 무안타였다. 28일 호주전에서도 3타수 무안타. 지난 2일 상무와의 평가전에선 처음으로 5번으로 내려줘 부담을 덜어줬으나 3타수 무안타였다.
# 최형우 대표팀 평가전 타격 성적
날짜/ 상대 / 타순/ 성적 / 타석별 결과
2.19/ 요미우리 /3번/ 3타수 무안타 1볼넷 / 2실-1땅-유땅-4구
2.22/ 요코하마 /4번/ 3타수 무안타 / 유땅-삼진-좌비
2.25/ 쿠바 /4번/ 3타수 무안타 1볼넷 / 4구-삼진-2실-포파
2.26/ 쿠바 /4번/ 2타수 무안타 / 2땅-유땅병
2.28/ 호주 /4번/ 3타수 무안타 / 좌비-3땅-2땅
3.2 / 상무 /5번/ 3타수 무안타 / 2땅-2땅-1땅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2일 경기 후 "최형우의 타구가 계속 땅볼이 됐다. 퍼올려쳐야 한다"고 말했다. 타구가 외야로 날아가지 못한다는 것은 히팅 포인트에서 아직 미묘한 차이로 배트 중심에 맞히지 못한다는 것이다.
최형우는 6차례 평가전에서 방망이에 맞힌 아웃카운트 15차례 중 12번이 내야 땅볼이었다. 타구가 외야로 날아간 것은 22일 요코하마전 좌익수 뜬공과 28일 호주전 좌익수 뜬공이 '유이'하다.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2일 경기를 앞두고 "안 맞을 때 타자들에게서 나오는 문제점이 보인다. 스트라이드 할 때 팔과 다리가 동시에 나온다"고 했다. 하체 중심 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태극마크를 달게 되면 부담감은 누구나 갖게 된다. 첫 태극마크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 처음 한 두 경기 못 치다가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면 심리적으로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점점 말려들게 된다. 반드시 쳐야 하다는 마음만 앞서면 상대 투수의 공에 따라가게 된다. 슬럼프로 빠지는 전형적인 유형이다.
최형우는 1일 특별 타격 훈련을 하는 등 타격 밸런스는 찾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최형우의 평소 스타일을 보면 지금의 무안타에 대해 크게 걱정하진 않는다. 타격감이란 것이 내려갈 때가 있으면 올라올 때가 있다.
무안타 침묵 속에서 몇 차례 잘 맞은 타구도 있었다. 특히 2일 상무와의 평가전에서 2번째, 3번째 타석에선 비록 땅볼이었지만 타구 속도가 빨랐던 점은 위안이다.
3회 끌어당긴 타구는 강하고 빠르게 굴러갔지만, 2루수 박지규가 외야 잔디까지 물러나 있으면서 손쉽게 처리했다. 6회 1사 1루에서는 1루쪽으로 강습 타구를 날렸으나 상무 1루수 문상철의 다이빙캐치 호수비에 걸렸다. 김인식 감독의 지적처럼 타구가 조금 더 높게 떴다면 안타가 됐을 것이다.
대표팀은 4일 경찰청과의 평가전이 마지막이다. 7번째 평가전, 최형우가 첫 안타를 친다면, 마음의 부담을 덜고 조금 홀가분하게 WBC 대회를 맞이할 수 있다. 경찰청과의 경기에선 쳐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칠 때도 됐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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