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 서울과 FA컵 챔피언 수원 삼성이 2017 K리그 클래식 개막전에서 격돌한다. 서울과 수원의 대결은 '슈퍼매치'라 불리며 K리그 최고의 라이벌 대결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양 팀 모두 지난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챔피언인 만큼 자존심 대결이 치열할 전망이다.
그러나 서울과 수원 모두 보이지 않는 자존심보다 실리가 더 중요한 상황이다.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참가로 일찌감치 시즌을 시작한 두 팀은 두 차례 경기서 승전보를 전하지 못했다. 챔피언으로서의 자존심보다 부진의 연속을 끊고 새로운 출발을 할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
두 팀 모두 상황이 좋지 않지만 서울은 더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서울은 AFC 조별리그 1차전과 2차전에서 모두 패배했다. 상하이 SIPG(중국)과 1차전에서는 1명이 더 많이 뛰는 수적 우세에도 0-1로 패배했고, 우라와 레즈(일본)와 2차전에서는 수비가 무너지며 5골을 허용해 2-5로 무릎을 꿇었다.
문제는 부진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울은 공식적으로 시즌에 돌입하기 전에 구정컵과 사이타마 시티컵에 참가했다. 서울은 한 수 아래로 평가하는 오클랜드 시티, 무앙통 유나이티드에 잇달아 패배했고, 우라와 레즈와 사이타마 시티컵에서는 1-1로 비겼다. 서울 팬들에게는 서울의 부진이 2연패가 아닌 5경기 연속 무승(1무 4패)으로 느끼고 있다.
수원도 좋다고는 할 수 없다.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 원정에서 상대의 자책골 덕분에 간신히 비겼고,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를 안방으로 불러들였을 때는 리드를 점하다가 계속 동점골을 허용해 2-2로 비겼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안방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 수원으로서는 패배를 모면했다는 사실에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서울과 수원 모두 분위기 반전이 절실하다.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시작된 부진을 K리그 클래식에서도 끊지 못할 경우 장기적인 부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은 다음 상대가 복병으로 평가 받는 강원 FC, 수원은 강력한 우승 후보 전북이다.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 상태에서 결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대들이다.
최근 맞대결만 놓고 보면 슈퍼매치에서 앞선 건 서울이다. 서울은 수원과 최근 K리그 대결에서 6경기 연속 무패(3승 3무)를 기록했다. 또한 홈에서 치른 4경기서 연속 무패(2승 2무)를 기록했다. 그러나 수원에는 부담이 되지 않는 기록이다. 불과 3달여 전 치른 FA컵 결승전에서 서울을 꺾었기 때문이다. 비록 원정경기에서 이기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진행했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기억은 수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