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언슬2', 시청률로만 재단해선 안 될 이유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3.03 10: 30

'언니들의 슬램덩크2'가 연일 시청률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시작한 것과 달리 미미한 성적이 아쉽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 자체가 가지는 의미는 여전히 크다. 
지난 시즌1에 이어 방송되고 있는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는 걸그룹이라는 하나의 꿈을 가진 7명 멤버들의 도전기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전 시즌과 달리 걸그룹에 집중한 포맷은 방영 전부터 "또 걸그룹?"이라는 날카로운 지적에 부딪혀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은 첫 방송에 공개된 7명의 사연을 듣고 수그러들었다. 걸그룹 출신인 공민지와 전소미를 제외하더라도 홍진영과 강예원, 한채영이 밝힌 속내와 사연이 걸그룹 도전의 이유를 납득시켰다. 마냥 가볍지만은 이들의 결심이 앞선 시즌과는 또다른 형태의 감동을 예고한 것. 

특히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쏟아지고 있는 남자 예능의 홍수 속에서 몇 안 되는 여자 예능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현재 방송가는 '먹방'부터 '쿡방', '눕방'까지 장르적인 측면에서는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는 반면, 이를 이끌어나가는 MC나 출연자는 여전히 남성 방송인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이에 김숙 역시 "여자 예능이 시즌2를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감동적이고 감사하고 있다"라는 소감과 함께 "다른 방송국에서도 여자들끼리 할 수 있는 예능이나 혼성 예능이 많이 제작됐으면 좋겠다. 실력은 뛰어난데 놀고 있는 선후배가 많다"는 생각을 전한 바 있다. 
또한 16회 시즌제라는 점 역시 도전적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KBS 예능 프로그램 중 최초로 16회 시즌제를 택했는데, 여기에는 '1박2일' 조연출로 활동했던 박인석PD의 적극적인 의견이 담겨있었다. 시청률을 떠나 편성 시간에 맞추기에 급급한 현 시스템에서 시즌제는 프로그램의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는 것.
이에 시즌2를 맞이한 '언니들의 슬램덩크' 역시 7명 멤버들의 실력 점검부터 합숙, 춤과 안무 연습까지 걸그룹이 되기 위한 과정을 하나의 리얼 다큐멘터리처럼 서사적이고 짜임새있게 그려낼 수 있었다. 여기에 기대 이상의 합을 보여주고 있는 멤버들간의 케미가 더해지며 예능적인 재미도 놓지지 않았다. 
물론 '언니들의 슬램덩크2'를 향한 아쉬움도 있다. 꿈이라는 연속성이 주는 지루함이나 동시간대 방송되는 MBC '나혼자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등에 비해 다소 잔잔한 흐름 등이 바로 그것. 하지만 단순히 예능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끊임없이 모험에 임하는 도전정신은 분명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다./ jsy901104@osen.co.kr
[사진] OSEN DB,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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