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스피드업, 자동 고의볼넷 이야기 풍성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3.03 17: 18

[OSEN=이인환 인턴기자]고의사구의 긴장감을 2017시즌 메이저리그에서 느끼긴 힘들어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3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선수노조와 합의한 2017시즌 도입될 다양한 규정들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자동 고의사구 규정이다. 앞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고의사구를 시도하려면 투수가 볼 4개를 던지지 말고 감독이 심판에게 신호를 주면 타자가 1루로 걸어나간다. 가끔은 고의사구 도중 투수가 제구가 불안해 공이 빠지거나, 볼을 타격하는 타자 등 재밌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지만 앞으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MLB 사무국이 자동 고의사구 규정을 도입한 이유는 야구의 스피드업(경기시간단축) 때문. 사무국은 경기 내 쓸데없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그러기 위해 구단주와 선수협회와 합의해 고의사구 규칙을 변경했다.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야구 인기 저하는 느린 경기 속도이다. 농구나 미식축구보다 길고 너무 느려서 새로운 젊은 팬들을 모을 수가 없다. 경기시간단축이 필요하다”라고 꾸준히 주장해 왔다.
MLB.com은 만프레드 커미셔너와 조 토레 사무국 부사장은 “경기시간단축을 위해서는 경기를 늘어지게 하는 모든 요소들을 없애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자동 고의사구는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사무국이 준비하고 있는 수많은 변화 중 일부분이다.
사무국도 자동 고의사구가 실제 경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시간단축을 위한 첫 걸음으로 생각중이다. 자동 고의사구 뿐만 아니라 사무국은 수비 시프트의 금지나 마운드 방문횟수 제한, 투구 시간제한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새로운 규정에서 고의사구를 신청하는 것은 비디오 판독과 마찬가지로 감독이다. 선수는 심판에게 직접 요청할 권리가 없다. 선수가 고의사구를 원한다면 자기 팀 코칭스텝에게 요청한 다음 감독이 판단하여 직접 심판에서 고의사구를 요청해야 한다.
고의사구를 나타내는 신호가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MLB.com에 따르면 “사무국은 여러 감독들이 다양한 몸 짓으로 자동 고의사구를 선언할 수 있다. 감독들의 다양한 선언 방법은 경기장 내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고 한다.
재미있는 점은 2017시즌에도 예전처럼 고의사구를 해도 된다는 점이다. 고의사구 그 자체에 관한 공식 규칙은 변경되지 않았기 때문. 따라서 감독이 불펜투수의 워밍업을 돕기 위해 이전 투수가 볼 네 개를 던지길 지시해도 된다. 단지 MLB 사무국은 감독들이 비효율적인 시도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투수가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타자를 내보내려고 할 때도 자동 고의사구가 적용이 된다고 한다. 새로운 규정에서 감독은 어떠한 카운트에서도 자동 고의사구를 요청할 수 있다. 만약 감독이 위기를 느낀다면 풀카운트에서도 심판에게 자동 고의사구를 요청할 수 있다. 자동 고의사구 규정에 따라 감독이 마운드 운영에 개입하는 방법이 더욱 다양해졌다고 볼 수 있다.
자동 고의사구가 리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라는 질문에 MLB.com은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리그 내 고의사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감독들이 의도적으로 타자를 내보내는 게 쉬워졌다. 그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고의사구를 사용할거다”고 답변했다. 또 자동 고의사구를 통해 쓸데없는 투수의 어깨 소모가 사라질 것이라 평가했다.
2000년대 들어오면서 메이저리그는 야구 규칙에도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그 중에는 야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2008시즌 즉시 비디오 판독의 도입도 있다. 새롭게 도입되는 자동 고의사구가 메이저리그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까. 리그의 작은 규칙 변경조차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오는 경우가 있다. 새로운 변화와 함께 2017시즌 메이저리그가 다가오고 있다. /mcadoo@osen.co.kr
[사진]ⓒ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