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골퍼' 박성현, 'LPGA 적응이 가장 쉬웠어요~'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7.03.04 05: 00

유비무환이다. 
준비를 갖추고 있으면 근심이 없음을 뜻하는 고사성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24, KEB하나은행)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박성현은 지난 3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 탄종코스(파72, 6683야드)서 열린 LPGA 투어 HSBC 위민스 챔피언스(총상금 150만 달러) 2라운드서 4언더파를 치며 중간합계 8언더파 136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단독 선두인 박인비(KB금융그룹)와 2타 차, 공동 2위 그룹인 허미정, 미셸 위(미국), 에리야 주타누간(태국)에 1타 뒤진 공동 5위에 올랐다. 이틀 연속 4언더파의 맹타다. 1라운드서 보기 3개, 버디 7개로 4타를 줄인 그는 2라운드도 버디를 7개(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나 잡으며 4언더파를 적어냈다.

모든 게 준비된 결과다. 박성현은 국내무대를 평정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이들 중 가장 준비가 철저히 된 케이스였다. 김효주(롯데), 백규정(CJ대한통운) 등이 적응에 애를 먹었던 것과는 상반된 행보다.
박성현은 돌다리 두드리 듯 한 걸음씩 미국 진출을 준비했다. 지난해 비회원 자격으로 LPGA 투어를 경험하며 세계 무대를 저울질했다. 메이저 4개 대회를 포함해 7개 대회에 출전, 네 차례 톱10을 기록했다.
예열을 마친 박성현은 지난해 10월 세마스포츠마케팅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으며 안정적인 둥지를 찾은 뒤 11월 미국 무대 진출을 공식 선언,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다.
과정은 철저했다. 매니지먼트사가 꾸린 전담팀과 함께 일찌감치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적응에 들어간 박성현은 걱정이었던 영어부터 생소한 잔디, 바뀐 클럽, 단점인 쇼트게임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박성현은 공식 석상에서 줄곧 영어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정작 이번 대회 1라운드서 새 캐디인 콜린 칸과 영어 수다 삼매경에 빠진 모습이 공개돼 우려의 시선을 지웠다.
시즌 등판도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스 클래식과 두 번째 대회인 호주 여자 오픈을 거르며 착실히 내공을 쌓았다. 
뜻하지 않은 암초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당초 박성현은 지난달 23일 태국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서 정식 데뷔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회 조직위원회가 발표한 초청 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며 일정을 변경해야 했다.
또 하나 고민도 있었다. 장거리 비행을 감수해야 하는 위민스 챔피언스와 미국 애리조나서 열리는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을 놓고 데뷔전 시기를 고민했다.
결국 박성현 본인의 강한 의지가 반영돼 싱가포르로 향한 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박성현은 2라운드를 마친 뒤 "시간이 지날수록 편해지는 것 같다"면서 "3라운드는 아마 더 편할 것 같다"고 자신감이 잔뜩 묻어난 소감을 전했다.
'준비된 골퍼' 박성현이 "2020 도쿄올림픽 전까지 세계 1위의 꿈을 이루고 싶다"던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dolyng@osen.co.kr
[사진] LG전자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