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직행+우승 저지’ 역전승 이끈 한국전력의 강한 집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3.03 22: 08

준플레이오프 없이 편히 봄 배구를 맞이하고,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수원 한국전력의 집념이 경기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한국전력은 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대한항공과의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1(22-25, 25-23, 25-20, 25-1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승13패 승점 56점으로 3위에 올라 있던 한국전력이었다. 어떻게든 봄 배구에는 가시권에 있었다. 삼성화재와 우리카드의 추격이 맹렬하지만, 최소한 준플레이오프까지는 치를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좀 더 편하게 봄 배구를 맞이하고픈 열망이 컸다. V-리그는 3위와 4위의 승점이 3점 이내일 때만 단판의 준플레이오프가 펼쳐지는데, 단판의 승부에서 어떤 결과가 벌어지는 지 알 수 없는 만큼 바로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것이 팀에 유리했다. 그러기 위해선 이날 대한항공과의 일전을 쉬이 넘길 수 없었다. 일단 이날 경기 승리를 거둔다면 봄 배구는 확정이 되고 승점 3점을 따낸다면 플레이오프 직행 가능성은 높아졌다.
또한 ‘매직넘버 2’를 남겨둔 대한항공이 자신들의 안방에서 우승 축포를 터뜨리는 것만큼은 막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터. 또한 대한항공과는 지난 5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강민웅의 유니폼 해프닝이 벌어지는 등 좋은 인연이라고 말 할 수 없었다.
결국 한국전력은 대한항공을 꺾어야 할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다. 1세트의 흐름을 그다지 좋지 않았다. 바로티의 공격 범실이 거푸 나왔고 전광인도 타점을 잡지 못했다. 1세트를 내주면서 기선을 제압당했다.
하지만 1세트 막판부터 한국전력은 특유의 탄탄한 수비력으로 응집력을 발휘했다. 대한항공 미차 가스파리니와 정지석, 김학민 등에 리시브 라인이 흔들렸던 한국전력은 전열을 재정비해 수비로 자신들의 집념을 과시했다. 결국 2세트부터는 강력한 수비로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바로티와 전광인이 공격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점수를 쏟아냈다. 또한 고비마다 윤봉우의 블로킹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결국 1세트를 내줬지만 한국전력은 남은 3세트를 내리 따냈다. 한국전력의 분위기는 활활 타올랐고, 대한항공은 한국전력의 흐름에 휘말리면서 자멸 하고 말았다. 한국전력의 봄배구와 플레이오프 직행을 위한, 그리고 안방에서 우승을 볼 수 없다는 집념은 코트를 뜨겁게 달궜다. /jhrae@osen.co.kr
[사진] 수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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