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전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네덜란드는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 야구단과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범경기에서 11-1 완승을 거뒀다. 네덜란드는 공수주에서 상무를 압도했다. 물론 애초에 전력이 큰 팀들 간의 경기였다. 하지만 네덜란드의 타격, 마운드는 모두 수준급이었다. A조 최강팀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는 더욱 중요해졌다.
네덜란드가 제대로 모습을 드러냈다. 네덜란드는 그동안 메이저리거들이 빠진 상황에서 평가전을 치러왔다. 미국에서 kt, LG 등 국내 팀들과도 연습경기를 가졌다. 그러나 완전체는 아니었다. 네덜란드는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모든 선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3일 시범경기에서 베일을 벗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타자들의 수준은 달랐다. 비교적 약점으로 꼽혔던 투수진도 막상 보니 약하지 않았다.
우선 네덜란드는 1번부터 6번까지 모두 해외파로 포진됐다. 4번 블라디미르 발렌틴을 제외하면 모두 현역 메이저리거다. 안드렐톤 시몬스, 주릭스 프로파, 잰더 보가츠, 조나단 스쿱, 디디 그레고리우스 등으로 최강 내야진이었다. 밋밋한 공은 어김없이 장타로 이어졌다. 이제 막 호흡을 맞춘 팀이지만 수비도 수준이 달랐다.
투수도 마찬가지였다. 네덜란드는 1이닝씩 투수를 바꿨다. 여러 투수를 체크해보는 모습. 주목할 점은 수준급 투수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2013년 한국전 승리를 이끌었던 디에고마 마크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자이어 저젠스 등이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경기 후반에 등판한 톰 디 블록은 150km를 넘는 공을 던졌다. 마지막 투수 룩 판밀은 2m가 넘는 큰 키에서 공을 내리꽂았다.
박치왕 감독은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몸이 100% 올라와있는 느낌이었다. 구속 140km 이하의 투수들이 없다”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전력에 대해서도 “스스로 무너질 팀이 아니다. 빈틈이 없고 공수주를 다 갖춘 팀”이라고 극찬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역시 네덜란드 경기를 본 후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보다 위다”라고 했다.
물론 세 경기를 다 이기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러나 일단 첫 상대인 이스라엘을 이기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객관적으로 네덜란드의 전력이 가장 탄탄하기 때문이다. 1승을 먼저 거두고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야 한다. 만약 첫 경기부터 진다면 바로 네덜란드를 만나는 일정. 2라운드로 가는 길은 더 험난해진다. 에이스 장원준이 나오는 이스라엘전에 필승 의지로 나서야 한다.
이스라엘은 대표팀을 상대로 제이슨 마키를 선발로 예고했다. 마키는 지난 2일 경찰 야구단과의 시범경기에서 예리한 컷 패스트볼을 던졌다. 아직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감이 확실히 올라오지 않고 있는 타자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이스라엘전을 이겨야 A조 최강 전력으로 꼽히는 네덜란드전으로 가는 길이 수월해진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