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한화-두산, 트레이드 논의 무산된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4 06: 15

"부족한 데 없어요". 
한화와 두산은 유이하게 2차 스프링캠프를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캠프 첫 연습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성근 한화 감독과 김태형 두산 감독이 모처럼 만나 감독실에서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에서 두 감독은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자연스럽게 트레이드 이야기도 나왔다. 김성근 감독은 "김태형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우리는 백업도 다 되어있습니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트레이드 하자고 했다. 두산에 뭐가 필요한지 물어봤다"며 "그런데 김 감독이 '우리 부족한 데 없어요'라고 그러더라"며 웃은 뒤 "두산과 김 감독은 여유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김성근 감독은 두산 구원투수와 외야수에게 관심을 보였지만 "부족한 곳 없다"는 김태형 감독의 대답에 트레이드 논의는 그걸로 끝이었다. 트레이드는 서로 카드와 이해관계가 맞아야 이뤄진다. 두산은 지금 투타 어느 포지션도 크게 부족한 부분이 없다. 아쉬운 쪽은 한화다. 
김성근 감독은 "역시 두산은 좋은 선수가 많다. WBC에 8명이 빠져나갔는데도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해서 튀어 나온다. 생맥주 거품이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듯 젊은 선수가 올라온다. 지금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단계적으로 육성 체계가 잘 되어있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그 예로 3년차 내야수 김민혁을 꼽았다. 이날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이 "미래 4번타자감"이라고 김성근 감독에게 소개했다. 김성근 감독은 "덩치가 좋더라. 치니까 새카맣게 담장밖으로 넘긴다. 결국 경기에 들어가 그 선수에게 홈런을 맞았다"고 이야기했다. 김민혁은 캠프 3경기에 홈런 2개 포함 연일 장타 행진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우승팀의 목표는 항상 우승이다. 그렇지만 앞으로 팀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올해 1군 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혁이나 투수 이동원 같은 선수들에겐 당장 무언가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며 있고, 지금 1군 캠프를 하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반면 김성근 감독은 "한화는 지금 나이 먹은 선수들의 세대가 끝나면 그 이후가 진짜 문제"라며 "당장 2루에서 정근우가 빠지면 어마어마한 공백이 생긴다. 무릎 통증 때문에 정근우의 개막 합류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 걱정이다"고 우려했다. 어떤 식으로든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는 메시지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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