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김승회, "두산 떠난 4년, 인생 공부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4 06: 22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하고 있다". 
베테랑 투수 김승회(36)에게 두산 캠프는 지난 2012년 이후 5년 만이다. 2012년 시즌을 마친 뒤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그는 지난해 SK를 거쳐 두산으로 컴백했다. 그 사이 만년 2인자 두산은 한국시리즈 2연패와 통합우승으로 왕조 시대를 열었다. 2003년 두산 입단 후 10년을 뛰었던 김승회는 아직 우승의 맛을 모른다. 5년 만에 복귀한 두산 캠프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느낀다. 
두산을 떠나 롯데에서 3년, SK에서 1년을 보낸 김승회에게 지난 4년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모두 경험한 인생 공부의 시간이었다. 한층 더 성숙해진 김승회는 다시 익숙한 친정팀으로 돌아와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한다. 지난 2일 한화와 연습경기에 첫 실전 투구,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두산 복귀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김승회를 만났다. 

- 5년만에 두산 캠프인데 어떤가.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두산은 한결같이 분위기가 좋은 팀이다. 예전에는 (김)선우형처럼 선배들이 많았지만 이젠 내가 고참이다. 후배들을 보면 우승팀다운 자신감과 여유가 있다. 난 지금도 페이스가 안 올라오거나 밸런스가 잡히지 않으면 조바심이 나는데 후배들은 '시즌에 맞춰 올라갈 것이다'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배워야 할 점들이다."
-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나. 
"장점과 단점 모두 권명철 투수코치님께서 잡아주신다. 안 좋은 부분은 공을 너무 앞에서 던지는 폼 부분이었다. 익숙해지면 더 좋아질 것 같다. 제구가 됐든, 스피드가 됐든, 어정쩡한 게 아니라 어느 한 쪽을 확실하게 만들어가려 한다. 본의 아니게 3년 연속 다른 팀에서 훈련을 하고 있어 적응해야 할 부분은 있지만, 코치님 말씀대로만 하면 좋아질 것 같다."
- 두산의 약점인 불펜 보강에 힘이 될 것이란 기대다. 
"우승팀인데 불펜이 약하다고 볼 수 없다. 내가 볼 때 우리 팀 불펜이 약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내 역할은 어느 자리든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코칭스태프가 원하시는 자리에서 보답하고 싶다."
- 지난겨울로 돌아가서 두산 복귀는 어떻게 이뤄졌나. 
"시즌을 마치고 SK에서 방출됐다. 기사가 난 이후 권명철 코치님께서 전화가 오셨다. 감독님께서도 흔쾌히 허락하셨다.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두산에 너무 오고 싶었다."
- 다른 팀에선 영입 제의가 없었나. 
"두산에서 가장 먼저 연락이 와서 다른 팀은 생각할 것도 없었다. 그 당시 (잘못된 보도로 오해를 받고 있어)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받지 않았다. 다른 팀에서 연락을 하셨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두산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님게서도 오자마자 '부담 갖지 말라. 좋았을 때 몸만 찾으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씀하셔서 힘이 됐다."
- 두산을 떠나 보낸 4년의 시간을 돌아보면. 
"야구 외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작년 SK에서 쓴맛도 봤고, 롯데에선 두산 때보다 더 좋은 위치에서 던지다 보니 기분 좋은 관심도 많이 받았다. 좋고 나쁜 일을 모두 경험했다. 개인적으로 롯데 시절 성적이 좋았고, 감사한 분들이 많다. 김시진 감독님, 정민태 코치님께서 좋은 기회를 주셨다.".
- 어느덧 30대 중후반 노장인데, 마지막은 생각하나.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없다. 지금은 유니폼을 입고 있으니 그것에 집중한다. 적어도 유니폼을 입고 있는 동안은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프로에서 야구를 15년 했다. 15년간 개인보다 팀이 첫 번째란 생각으로 해왔다."
- 중간뿐만 아니라 선발·마무리 등 보직 이동이 많았다. 
"솔직히 어릴 때는 불만도 있었다. 준비 과정이 다른 보직이라 몸도 힘들었다. 확실한 내 위치가 없었다. 어릴 때는 단점이라고 생각했지만 프로 생활을 할수록 생각이 달라졌다. 내 역할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 선수란 뜻 아닌가. 이제는 좋게, 장점으로 받아들인다."
- 두산 복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다시 두산에서 뛰게 돼 너무 좋다. 선수는 결국 잘하는 것밖에 없다. 팬들께서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데 야구로 보답을 해야 한다. 말보다 야구장에서 보여드리겠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