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 아닌 실력만 보고 평가해 달라는 목소리. 전국의 수십 만 악플러를 향한 당찬 '고등래퍼'의 일침이다.
3일 방송된 엠넷 '고등래퍼' 4회에서 각 지역 대표들은 멘토를 각각 골라 최종대표 선발전에 나섰다. 1위 지역 경인 동부 팀과 스윙스를 비롯해 꼴찌였던 광주 전라 팀과 양동근까지 여섯 지역 모두 짝을 찾았다.
초반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던 최하민과 양홍원이 무난하게 각각 경인 동부 지역과 서울 강서 지역의 대표로 선발됐다. 심사위원들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두 사람은 용호상박의 기운을 뿜어냈다.
그럼에도 돋보였던 이들은 또 있었다. 서울 강서 지역의 마크와 경인 서부 지역의 김동현이 주인공. 두 사람은 '고등래퍼' 방송 전부터 출연 소식만으로 화제몰이가 됐던 가장 '핫'했던 참가자였다.
이미 데뷔한 상태라 이들에 대한 편견은 셌다. 마크는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NCT드림의 멤버이고 김동현은 김구라의 아들이자 MC그리로 '힙합 금수저' 논란에 휩싸였던 인물이기 때문.
그래서 두 사람의 무대에는 언제나 더 날 선 평가의 잣대가 세워졌다. 그에 따른 부담감이 만만치 않았을 터. 하지만 마크와 김동현은 경연 마다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그 에너지는 더욱 빛을 발했다.
4일 방송에서 특히 돋보였다. 마크는 "자기를 증명하려고 하는 게 보였다", "여유로움과 랩 제스처가 제일 와 닿았다"는 찬사를 받으며 서울 강서 지역 대표로 꼽혔다.
김동현은 컨디션 난조로 제대로 준비를 못했지만 본 무대에서는 달랐다. 오담률이 1위로 기대를 모았지만 가사 실수를 하고 말았고 반면 김동현은 자신의 랩을 무사히 다 마쳤다. 타이트한 랩인데도 여유까지 부리며 남다른 센스를 마음껏 뿜어냈다.
오담률과 박고훈 모두 가사를 틀려 김동현이 당연히 1위에 올랐다. 그러자 오담률이 할 말이 있다고 나섰다. "김동현이 충분히 잘해서 마땅한 결과다. 다만 들어보지도 않고 무시하지 마라. 충분히 잘하는 친구다. 멋진 모습 보여줄 것"이라고 격려한 것.
운 좋게 붙었다는 김동현의 겸손과 오담률의 멋진 페어플레이 정신에 시청자들은 감동했다. 그리고 거듭 곱씹었다. 오담률은 비록 김동현에게만 보낸 응원이었지만 아이돌 꼬리표를 달고 출전한 마크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였다.
"듣지도 않고 무시하지 마라"는 고등학생의 일침. 수십 만 악플러들을 향한 뼈 있는 충고였다. /comet568@osen.co.kr
[사진] '고등래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