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메이저리그 11년 경력의 베테랑은 달랐다. 한화 새 외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34)가 첫 불펜투구를 기분 좋게 소화했다. 원투펀치 파트너인 알렉시 오간도(34)도 '퍼펙트'를 외치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비야누에바는 4일 일본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첫 불펜투구를 실시했다. 지난달 24일 한화과 공식 계약한 뒤 1일부터 선수단에 합류한 비야누에바는 이날 불펜투구에 들어갔다. 50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투심·체인지업·커브·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점검했다.
오전 11시 불펜에 들어선 비야누에바는 계형철 투수코치와 오간도가 지켜보는 앞에서 투구를 시작했다. 김성근 감독은 보조구장에서 야수들에게 펑고를 치느라 비야누에바의 불펜투구를 보지 않았다. 대신 구단 직원이 비야누에바의 영상을 찍어 김 감독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비야누에바는 15분간 50개 공을 던졌다. 공을 던지기 전 몸쪽과 바깥쪽, 낮은 코스를 미리 말했다. 1~2개 공을 빼면 거의 대부분 원하는 곳으로 정확하게 제구됐다. 조세범 불펜포수가 굳이 미트를 움직이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 계형철 투수코치도 "제구가 아주 좋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변화구의 움직임도 인상적이었다. 슬라이더는 포수 무릎 높이에서 움직였고,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의 낙폭도 상당했다. 투심도 볼끝이 살아들어왔다. 일정한 템포로 폼에 큰 변화 없이 변화구를 구사했다. 계형철 투수코치는 "본인이 던지고 싶은 대로 다 던졌다. 강약 조절도 잘하더라"고 평가했다.
바로 옆에서 비야누에바의 투구를 지켜본 오간도도 감탄했다. 오간도는 "이런 불펜세션은 오랜만에 본다. 완벽하다"며 퍼펙트를 외쳤다. 계형철 코치는 "비야누에바가 거의 100% 가깝게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지니 오간도도 놀라더라"며 웃었다. 두 선수는 서로가 불펜투구를 할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날은 오간도가 불펜투구를 할 때 비야누에바가 봤다.
불펜투구 후 비야누에바는 "정말 만족스런 투구였다. 미국에서 하던 불펜처럼 큰 차이 없이 느낌이 좋았다. 다음 불펜투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계형철 코치는 "불펜투구를 한 번 더 하고 난 뒤 라이브 피칭을 할 것이다. 그 이후 실전에 들어간다"며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waw@osen.co.kr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